172. 한국추리/기억의 저편/김세화. 202106. p316
: 애정하는 출판사 몽실북스의 신간, 기억의 저편. 출간 전 연재를 읽으며 어..? 이거 그 사건이 모티브구나..?!를 깨닫고 먹먹한 마음으로, 제발 소설 속에서라도 범인을 꼭 잡고 어떻게 된 일인지 전모가 밝혀지면 좋겠다 여겼던 책이다.
그의 질문은 내 기억력의 뇌관을 건드렸다. 이 뇌관은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어 피를 돌게 하듯이 숨겨놓은 기억을 순식간에 불러 순환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다시 불러내어야 할 기억의 파편들은 모두 다 부끄러운 것들이었고 나를 주눅 들게 했다.
왜 10년 전에는 실종된 세 어린이를 발견하지 못했을까?
왜, 어제, 그 소나무 아래에서, 실종된 세 아이의 유골이 발견됐을까? (p53-54)
10년 전, 초등학교 6학년 쌍둥이 자매와 남자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10년 후 현재. 당시 아이들을 찾기 위해 산을 수색하다 힘이 들면 형사과장과 나, 김환이 잠시 땀을 식히곤 했던 그 소나무 아래에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됐다.
왜 아이들의 유골이 이제서야 발견된 걸까? 그리고 왜 그토록 찾아도 나오지 않던 이 곳에서 발견된 걸까?
아이들은 10년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범인은 누구일까?
전직 대구MBC 기자로 30년 넘게 현장에서 일했던 저자가 자신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주인공 김환 기자를 통해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곳을 배경으로 하여 사건들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이야기를 보며 그래, 어떻게 보면 경찰보다 기자가 낫다, 물론 기자도 기자 나름이겠지만 김환은 다르다!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던.
하지만 현실에도 이런 기자들이 있을까?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많진 않을 것 같다. 김환도 초반에는 일단 위에서 시키는 대로 유족에 대한 배려가 없었으니까...
그 외에도 경찰과 언론의 웃지 못할 해프닝, 제보가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것(why? 그만큼 거짓 제보가 많다는 것) 등 예전엔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소설인데 자꾸 현실을 엿보게 되는 건 아무래도 저자의 오랜 경험을 살린 배경과 전문 용어들 덕분일려나.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그래서... 일명 '마녀'라고 불리우는 경영부장이 등장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ㅠㅠㅠㅠ)
현실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사건을 이렇게 책으로나마.. 가상으로나마 해결할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됐던.
화성 연쇄살인사건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진범이 밝혀졌는데.. 이 사건도 가능하지 않을까? 작디 작은 희망이라도 계속해서 바라고 싶다. 부디 진실이 밝혀지기를..
책 날개의 작가 소개란에서 '김환 기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 추리소설을 집필 중이다'라고 적혀있었는데 그럼 김환 기자 시리즈...가 나올려나? 김환 기자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