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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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영미소설/티핑 더 벨벳/세라 워터스. 20210201-04. p632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632m]

: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의 저자 세라 워터스.

그녀가 쓴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첫 번째 책 <티핑 더 벨벳>이 개역판으로 다시 출간되었고

<핑거스미스>를 무척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바닷가 마을 윗스터블 굴 식당집 둘째 딸 낸시.

낸시와 언니 앨리스는 토요일 밤이면 윗스터블에서 기차로 15분을 타고 캔터베리의 연예장에서 공연을 본다.

열여덟 살이던 어느 날, 평소처럼 공연을 보러 갔던 낸시는 남장 여배우(매셔) 키티 버틀러의 공연을 보고

키티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다. 키티를 보기 위해 매일 같이 혼자 기차를 타고 공연을 보러가던 낸시는

결국엔 키티를 따라 키티의 의상 담당자로 런던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생각지도 못 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책 제목이기도 한 '티핑 더 벨벳 tipping the velvet'은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로

여성의 성기를 입술이나 혀로 자극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분명 퀴어문학이긴 퀴어문학인데 뭐랄까, 분명 동성애적 주제가 바탕이고 선정적인 묘사가 한가득이긴 하지만

순수하고 철 없던 시골 소녀 낸시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우여곡절 파란만장한 성장기처럼 읽혔던 책.

사랑을 쫓아 가족을 버리고 낯선 도시로 향했지만, 사랑을 쟁취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배신 당하고

모든 걸 잃고 거리로 나갔다가 악마의 유혹이나 다름없는 쾌락만을 추구하기도 하고 또 모든 걸 잃고 배신 당하고.

그래도 결국엔 진정한, 성숙한 사랑을 만나게 되는 낸시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낸시를 응원하기도,

아이고 도대체 왜 그렇게 철이 없냐! 답답해하기도, 낸시의 선택에 또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불안해하기도,

결국엔 낸시가 행복해졌다는 것에 안심하고 감동받기도 했더랬다.

티핑 더 벨벳 뿐만 아니라 '톰', '매셔', '메리앤' 등등.... 정말 다양한 과거의 레즈비언 은어들을 알게 해준 책.

만약에 저자가 이 책의 후속편을 쓰게 된다면 그 내용은 키티의 이야기일거라고 했는데..

정말 스핀오프처럼 써주면 좋겠다! 키티의 과거는 어땠는지, 키티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궁금하기에..

반전이 매력적이었던 스릴러 장르 소설 <핑거스미스>, 한 소녀의 성장기처럼 느껴졌던 <티핑 더 벨벳>에 이어

조만간 읽을 <끌림>은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또 얼마나 흡입력이 좋을지 기대가 된다 :)

+)

BBC에서 3부작 드라마 (2002) 로 방영됐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편집했을지 궁금하다!

++)

저자가 학생시절 낸시의 고향 윗스터블에서 2년을 거주했다고. 그러면서 굴이 자웅동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소설의 배경을 윗스터블로, 그리고 굴 이야기가 언급되도록 한 게 아닐까 싶다.

그 와중에.. 굴 관련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 굴 껍질을 까는 법부터 해서 여러가지 굴 요리들도 등장하기에

읽는데 자꾸 굴이 먹고싶어졌던. 굴 스프는 어떤 맛일까...? 굴떡국, 굴국이 떠오른다.. 조만간 해먹어야지!

+++)

이 책의 역자가 남성이라는 사실도, 뼛속까지 이과생(!)이신 분이었다는 사실도 뭔가 싱기방기한 충격이었다 0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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