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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227. 일본소설/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츠지무라 미즈키. 20201215-17. p248
: <아침이 온다>로 처음 알게 된, 요즘 몽실북클럽에서 함께 읽기 스토킹을 하고 있는
츠지무라 미즈키의 신작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
몽실과 인연이 깊은 이정민 역자님께서 몽실서평단 지원을 해주셨고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었고, 읽어보게 된 책이다.
의미심장한 제목과 소근소근, 하는 것만 같았던 표지가 인상 깊었던 책.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현재에 영향력을 끼치는.. 총 4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 단편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동기 나베의 신부
나베가 진정 원한 것이 무엇인지, 다들 알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p39)
대학을 졸업한 지 7년, 대학 합창부 동아리 동기, 남사친 와타나베의 약혼녀를 소개 받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축가를 불러달라는, 거기다 그보다 더한 부탁 아닌 부탁을 듣고 불쾌한 충격을 받는데..
돋보이지 않는 아이
"교실이라는 좁은 세계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 정도는 아시잖아요." (p83)
국민 아이돌 메이즈의 멤버 중 한 명인 다스쿠. 초등학교 미술 교사 미호는 다스쿠의 남동생 담임을 맡은 적이 있고
그 때의 다스쿠를 안다며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 다스쿠가 미호가 일하는 학교로 프로그램을 녹화하러 오게 되고
녹화가 끝난 후 미호와의 면담을 요청한다. 오랜만의 재회와 나를 기억하는구나! 라는 반가움도 잠시,
"선생님만큼은 제 이야기를 하고 다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엄마, 어머니
"이 후리소데 이야기를 하면 꼭 지금의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와." (p166)
성인식 날 입는 후리소데. 그 후리소데 사건 전후로 달라진 엄마와 딸의 관계. 스미와 스미 엄마와의 이야기.
사호와 유카리
"실은 이걸 묻고 싶었어. ...너, 네가 뭘 했는지 자각하고 있긴 하니?" (p222)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사호와 유카리. 그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리더격으로 인기있던 사호와 달리
혼자 겉도는 존재였던 유카리. 그랬던 유카리가 '카리스마 귀부인'이라 불리는 학원계의 유명인이 됐고
지역 잡지 에디터로 일하는 사호는 유카리를 취재하러 가게 되는데..
당시에는 그냥 생각없이 내뱉었던 말과 행동이었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이는 존재하고....
말을 뱉었던 당사자는 기억을 못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현재, 그 비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말의 가치와 무게와 관련해 최근에 읽었던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이 떠오르기도 했던.
두번째 이야기인 '돋보이지 않는 아이'와 네번째 이야기 '사호와 유카리'는 비슷한 결로 느껴졌는데
다스쿠는 그래도 나름의 예의?를 지켰더라면 유카리는...... 아주 짓밟은 느낌이랄까?
상처를 줘놓고 끝까지 내가 뭐가 나빠?! 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을 보며 아직 멀었구나... 싶기도 했더랬다.
다스쿠의 동생의 근황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름이, 세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와우 이건 괴담인가 싶기도.
각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시니컬하면서 씁쓸한 느낌은 비슷하면서도 각 단편 당 매력이 달랐던.
겪어봄직한 이야기들이라 공감하며, 다시 한 번 말과 행동의 중요성을 상기해가며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