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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평점 :

208. 한국추리/추락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정명섭. 20201118-19. p296
: 오래 전 서해문집 서포터즈를 통해 <미스 손탁>을 읽게 되었고 그렇게 정명섭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미스 손탁>이 넘 재밌었기에 와, 이 작가님 역사 소설을 엄청 맛깔나게 잘 쓰시는구나! 했었는데
최근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에 수록된 단편을 읽고 와, 그냥 청소년 소설을 다 잘 쓰시나봐! 했었더랬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와! 추리 소설도 잘 쓰시네!! 그냥 다 잘 쓰시는구나!! 싶어졌던 ㅋㅋㅋㅋ
"빌어먹을 제대로 걸렸군. 이제 어떻게 하지?" (p28)
청룡영화상, 대종상, 영평상 남우주연상 등을 싹 쓸어버릴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영화배우 강형모.
허나 여자문제, 폭행, 사기 혐의까지...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결국 몰락해버리고 만다.
그렇지만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치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 중이다.
어느 금요일 오후, 돈 많고 어리숙해 보여 물주로 삼은 이혼녀 서미진에게
갑자기 딸과 여행을 가야하니 집에서 여행 가방을 꺼내 현재 공사 중인 자신의 건물로 옮겨달라는 문자가 온다.
미리 말도 없이 여행을 간다고 하는 통보에 일방적인 부탁이라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물주니까 참자.. 라는 마음으로
미진의 집에 가서 커다란 여행 가방 세 개를 갖고 부탁한 건물로 옮긴 강형모.
낑낑거리며 다 옮긴 후 미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여행 가방 속에서 벨소리가 흘러 나오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여행 가방을 열어보니 미진의 시체가 발견된다.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에 놓인 강형모. 자칫 하다간 모든 걸 뒤집어 쓰게 생겼다.
과연 범인은 누굴까? 범인은 왜 강형모에게 누명을 씌웠을까? 과연 시간 내에 범인을 잡고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던 책. 요즘 책이 손에 잘 안 잡혔는데 이 책은 잠이 오는 와중에도
뒷 내용이 궁금해 끝까지 붙잡고 읽은 책이다. 그만큼 가독성과 흡입력이 좋았던!
강형모가 누명을 쓰고 그 누명을 벗기 위해 단서를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최고지, 라며 주변이들을 얕잡아 봤었던 강형모 주변엔 결국 믿을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자업자득이다 싶기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범인이라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건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떡밥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와우, 그렇구나! 그래, 이유가 될 수 있겠네. 라는 식으로 알 수 있었기에 그게 쪼꼼 아쉬웠달까.....
거기다 고작 사귄 지 하루 밖에 안 된 원준이가 자기 여자친구가 연락이 안 된다고 집을 계속 찾아가고
아파트 경비를 설득해 문을 따고 들어가서 집 안을 둘러보고 한다는 게 뭐랄까.
영화나 소설이라 가능한 이야기겠지? 싶으면서도 막상 현실에서 저런다면 살짝 소름끼칠 것도 같았던..0_0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재밌게 읽은 책! 요즘 한국 추리를 많이 접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추리소설도 요렇게 재밌구나~~ 싶어서 뭔가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 든다 :))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시간이 된다면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