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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나이프 -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
하야시 고지 지음, 김현화 옮김 / 오렌지디 / 2020년 11월
평점 :

205. 일본소설/톱 나이프 |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하야시 고지. 20201110-12. p320
: 올해 초 일본에서 방영 되었던 드라마 <톱 나이프 : 천재 뇌외과의의 조건> 의 원작 소설 톱 나이프를 읽어보게 되었다.
전문적인 분야를 그려나가는 데 강점을 드러내는 각본가 하야시 고지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그래서일까? 이번에도 역시 전문적인 분야, 신경외과 전문의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모든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훨씬 높은 목표를 향해,
'톱 나이프'라고 불리는 정점을 향해 매일같이 여러 가지를 희생해나가며 정진해야 한다. (p7)
전국에서 엄선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모인, 신경외과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도토종합병원 신경외과.
일을 최우선 순위로 둔 '뇌동맥류와 뇌혈관문합술의 톱 나이프' 돌싱 차장 미야마,
미야마의 상사이자 '천하의 구로이와'라는 별명을 가진 톱 나이프 부부장 구로이와,
타인과 항상 거리를 두며 톱 나이프 칭호를 노리는 젊은 천재 전문의 니시고오리,
의예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자신의 입으로 떠벌리고 다니는 건방진 새내기 고즈쿠에까지.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버린, 무언가 한 가지씩 부족한 의사들이
뇌를 다쳐 병원에 오게 된 그들의 환자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겪고있는 문제를 풀어나가며
같이 성장해나가는, 갈등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가 네 개의 단편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겨있는 소설이다.
엄마를 외계인으로 착각하게 되는 '카프그라 증후군', 난 이미 죽었다, 라고 믿는 '코타르 증후군',
한 번 들은 음악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 좌측을 인식하지 못 하는 '반측공간실인증' 등으로
각 단편에 나오는 환자들의 병명이 다 달랐는데, 그렇기에 상식이 쌓이는 기분도 들었던 책.
처음 들어보는 게 대부분이라 흥미롭기도 했고 뇌가 이렇게나 중요한 부위구나 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수술장면이 꽤 나오는데 묘사가 잘 되어있어서 그런지,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생각나면서 뭔가 눈앞에 수술 장면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래서 드라마화 됐구나, 요래서 각본가구나! 싶기도.
사람의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상해서 다가갈 순 있을지도 모른다. 노력하면 아주 조금은 말이다.
의사들도 저마다 아픔을 끌어안고 있고 인간적으로는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환자에게만큼은 완벽하고자 매일 노력하고 있다. 이곳은 환자에게 있어서 최후의 요새이다. (p319)
한 걸음 한 계단 더 성장해나가는 천재 의사들의 이야기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줬던,
의학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흡입력도 있고 가독성도 좋았던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