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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정변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199. 그림에세이/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정변. 20201101. p320
: 꽤나 자극적인 제목에 눈이 갔던 책, 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네이버 베도에서 연재되었던, 무려 300만 뷰 인기작이었던 웹툰을 책으로 엮어낸 것!
자신의 방패막이였던 41살의 친오빠의 결혼식 며칠 후, 아빠의 최후통첩!
"잘 들어라. 더 이상은 안 된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내년 말까지는 이 집에서 나가거라!" (p30)
라는 말과 함께 1년의 유예기간을 받게 된 38살의 예민희씨의 이야기가 담긴 책.
어디서 어떻게 꼬여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지나 버린 현재,
사랑하는 사람도 결혼하고 싶은 사람도 없는 것뿐인데. (p266)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 하게 되었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 싶었었는데
'딱히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안 하고 싶어!'도 아니었는데,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지나버렸기에 못 하게 된 건가?'라며 왜,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자신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되돌아보며 이유를 찾는 ㅋㅋㅋ 뭔가 굉장히 현실적인 그림에세이였다.
너무 리얼한 내용에 혹시 이거 실화 바탕인가?! 하고 찾아봤지만 전적으로 작가의 창작에 의한 허구라고...
요즘은 비혼이 그닥 낯설지도 않고 주변에서도 비혼을 택한 이들이 은근 있기에 그들이 읽는다면
민희씨가 주변으로부터(대표적: 부모님) 당하는 결혼 압박 등에 대해 꽤나 공감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기혼자인 내가 읽을 때에도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 당시를 회상하는 내용에서 공감도 많이 갔던.
기억에 남는, 고개가 끄덕여진 몇 가지를 살펴보면.... 엄청 유명했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당시 삼순이는 나이 많은 노처녀로 등장했었는데.... 알고보니 고작 기껏해야 30살이었다는 것!!!
물론 지금과 시대가 다르다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뭔가 깨닫고나니 굉장한 충격이었달까.
아니 30살이 뭔 노처녀야?! 싶으면서도 내가 벌써 나이를 훌쩍 먹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더랬다.
그리고~ 20살 때 24살 선배를 보며 와, 어른이다! 라고 생각했던 장면이 나왔을 때도 격한 공감이 됐었다.
나도 갓 20살이 되었을 때 고작 4살 많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24살도 굉장히 어린 건데
그들이 엄청 어른 같고, 엄청 거리감이 있는 느낌이었달까? 사회생활 만렙인 것 같고... 안정되어 보였었는데
막상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니 그냥 같은 멘탈에 나이만 먹은 것만 같았었기에 ㅋㅋㅋ
아, 역시 이런 감정은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꽤나 반가웠다.
그 외에.. 민희씨가 이 사람이랑 잘 됐더라면 결혼이라는 관문을 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인물들인
민희씨의 첫사랑 '왕자님'과 자신만을 사랑해줄 줄 알았던 '연하남', 그리고 동창 '고우연'과의
썸과 연애 이야기를 읽으며 웃프기도 했었던. 아니야.. 저 인물들과 결혼을 안 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민희씨..
그래도 지금까지 어떻게든 버텨 왔으니, 앞으로도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하루를 근근이, 꾸준히! (p304)
과거를 복기하고 현재를 수용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의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세상 모든 민희씨를 응원하게 되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