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간 스파이
이은소 지음 / 새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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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한국소설/학교로 간 스파이/이은소. ★★★★★. 20200918-22. p272

: 아직 못 읽어봤지만 궁금해했던 책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작가님의 신작이라길래 바로 신청해 읽게 된 책.

90년생 비밀 작전 특수 별동대 상사, 남파 공작원 암호명 청천. 남파 첫 임무를 실패하고 자결하려던 중 20년째 남파 공작원 조력자로 활동 중인 황금성을 만나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된다.

바로 89년생 임해주, 라는 신분으로 대한민국 서울 보름중학교 영어 교사로 잠입해 중2 학생 타겟을 포섭하는 것!

과연 청천은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근데 만만치 않겠어. 중2야. 우리 인민군이 얘네 무서워서 못 쳐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 (p51)

ㅋㅋㅋ 중2가 무서워서 못 쳐들어온다는 이야기에 시작부터 빵 터졌던 책.

북한에서 내려온 공작원이라는 말만 보고 왜 난 당연히 주인공이 남자라고 생각했을까? 21페이지나 되어서야 '누나'라는 단어에 흠칫, 어머 여자였어?! 하고 깨달았던.

영화 <공조>도 그렇고 <용의자>도 그렇고... 뭔가 공작원들이 다 남자였기에 그랬나.... 편견이 생겼나보다 허허.

예상보다 훨씬 재밌게 읽은 책. 일단 역시(?) 중학생이라 그런지 욕이 은근 나오기도 하고 북한말을 쓰는 주인공이라 쌍간나새끼, 아새끼 같은 강한 느낌의 ㅋㅋㅋ 표현이 꽤 나오는데 이게 막 기분 나쁜 그런 게 아니라 개그 코드마냥 재밌게 읽을 수 있게 잘 버무러져 들어가 있었고 중간 중간 유머러스한 문장에 빵빵 터지기도 했다.

또 그 와중에 '작가님이 정말 북한에 다녀오셨나..?' 싶을 정도로 북한의 실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에 중간 중간 먹먹하기도,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보여주기에 꽤나 씁쓸하기도 했던 책.

특히 중학생 아이들이 급식을 먹고 밥을, 찬을 버리는 걸 보고 굳는 장면 (p89-90)에선 해주의 심정을 알 것 같아서 내가 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몰카를 찍은 학생과 그래놓고 뭐가 당당한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구는 학부모에게 나름의 사이다를 선사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대로 행동하는 해주의 모습에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던.

강석주는 모른다. 우리 조선 말 '간사하다'의 참뜻을. 우리 조선에서는 '간사하다'와 '간사스럽다'의 뜻이 다르다.

'간사하다'는 다정하다는 뜻이다. (p209-210)

감정을 지우는 훈련을 받은 해주가 선생님이 되면서 점차 아이들에게, 얼뜨기 강석주에게 마음을 열게 되며 점점 감정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해주가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됐던 책.

해주의 선택이 해주에게 후회 없는, 행복한 선택이었길 바래본다아..

뭔가 소설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현실 같은 엔딩이었기에 아쉬움과 여운이 많이 남은.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막 무겁지도 않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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