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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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프랑스소설/심판/베르나르 베르베르. ★★★★☆. 20200903. p224

: 한동안 멀어졌던 베르나르를 <기억>으로 만난 지 약 3개월 만에 <심판>으로 또 만나게 되었다 :)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원제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번에도 사후세계를, 천국을 그리고 있기에

전에 읽었던 <타나토 노트>, <천사들의 제국>이 떠올라 또 어떤 상상력을 선보여줄지 기대되었던 책이다.

일반적인 소설 형식이 아니라 대본 형식의 희곡이기에 살짝 낯설긴 했지만 배경 전환이 드물고

주요 등장인물이 달랑 주인공, 재판장, 변호사, 검사 4명이기에 오히려 더 집중이 잘 되었던 것도 같달까 ㅋㅋ

폐암 수술하다 실패해 죽게 된 아나톨 피숑이 천국에 도착해서 심판을 받기 전까지의 1막,

피숑의 영혼이 이번 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검사와 변호사의 시점에서 대차대조표를 분석해보는 2막,

피숑의 영혼이 어떤 존재로 다시 태어날 지를 정하는 3막으로 나뉘어져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나톨 <전생들>이라고 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죠?

가브리엘 어디 보자, 영혼 번호 103-683. 당신은 아나톨 피숑이기 전에 무수한 삶을 거쳤어요.

순서대로 보자면 고대 이집트 궁궐의 여인, 카르타고 항구에서 생선 내장을 빼던 사람,

앵글로색슨족 전사, 일본 사무라이를 거쳐, 1861년, 그러니까 당신의 전전 생에는... (p99)

역시나 이번에도 전생, 환생에 대한 이야기가 한 가득! <타나토 노트>, <천사들의 제국>을 읽고 나서

바로 읽었다면 더 재밌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분명 읽었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했기에..

2막에서 검사 베르트랑이 피숑의 과거의 악행(?)들을 낱낱이 까발리는 장면에선 굉장히 움찔했다.

특히 '다른 운전자들을 향한 욕설 587차례, 저속한 제스처 1,733차례, 기타 위반 수천 건'(p120) 등등을 읊을 땐

어후 ㅋㅋㅋ 운전하면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들이닥치는 운전자를 향해 분노를 뿜지 않는 자가 누가 있을 것인가..

무단 횡단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자가 과연 있을 것인가.. 아니 이런 것도 다 카운팅이라니..

그저 소설이고 저자의 상상력이라지만 그럴 듯해 나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고

나의 언행심사를 항상 조심하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ㅋㅋ

이번에도 역시 베르나르 특유의 상상력과 위트있는 문장들이 중간 중간 등장하기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

특히 방청객들을 심판을 구경하러 온 천사들이라고 표현한 장면(p105)이 제일 인상깊었다 ㅋㅋ

무대에서 배우들이 이 대사를 읊었을 때 관람객들이 얼마나 재밌어했을지 상상이 되었고

초반부에 '아니, 의사가 저래도 돼?'라는 분노를 했던 자들에게 통쾌함을 주는ㅋㅋ

나름 인과응보가 담긴 마무리로 기분 좋게 덮을 수 있었던..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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