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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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영미추리/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C. J. 튜더. ★★★★☆. 20200710-13. 460p

: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가 막혀 전전긍긍하던 게이브는 스티커가 다닥다닥 붙은 앞차 뒤꽁무니만 멍하게 쳐다본다.

그 순간, 덕지덕지 붙은 스티커 사이로 게이브의 딸 이지의 얼굴이 나타나더니

"아빠!"라는 입모양만을 남긴 채 의자로 끌어당겨진다. 분명 집에 있어야 할 이지인데... 잘 못 본건가? 싶으면서도

하필 핸드폰 마저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집으로 연락도 못 하는 상황.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앞차를 뒤쫓아가지만 결국 놓쳐버리고, 불안한 마음에 휴게소에 들려 집으로 전화를 걸어본다.

그런데 아내 제니가 아닌 모르는 여자가 전화를 받아 매덕 경위라며 자신을 소개하곤 집으로 당장 오라고 한다.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게이브의 말에 매덕 경위는 답한다. "부인과... 따님 때문입니다." (p20)

그는 그게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끝까지 알아차릴 일이 없길 바랄 따름이었다.

게다가 그건 그녀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를 도울 방법이 없었다. 심지어 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알았다. (p88)

"다크 웹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p163)

초반부터 흥미진진하다. 아내와 딸이 살해당했다는 시각에 마주친, 앞차에 타고있던 딸과 닮은 아이.

딸이 살아있을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딸을 찾아다니는 아빠 게이브의 시점,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계속해서 도망다니는 프랜과 앨리스의 시점,

휴게소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케이티의 시점,

계속 잠만 자는 한 아이와 그 아이를 돌보는 간호사 미리엄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 책.

주인공은 게이브지만 딱히 연관되어있지 않았던.. 각 시점의 이야기들이 뒤로 갈수록 점점 하나로 합쳐지며

더욱 더 흡입력있게 전개된다.

디 아더 피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고통이 뭔지 압니다. 상실이 뭔지 압니다. 부당함이 무너지 압니다.

우리는 고통을 공유합니다... 공유해 마땅한 사람들과 함께. (p182)

내가 사랑하는 이를 살해한 범인을 기껏 잡았건만 유유히 풀려난다면?

음주운전, 졸음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죽였으나 면허만 취소되고 딱히 벌을 받지 않는다면?

끔찍한 성 범죄를 저지른 이가 집행 유예로 석방된다면? 고도비만이라고 감형된다면?

요즘 세상에도 정말 이게 진정한 법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결과들이 참 많은데..

억울하고 원통한, 이가 갈리고 피눈물이 나는 일을 당했을 때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우리가 처리해줄까?"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 손을 뿌리칠 수 있을까?

완전 범죄. 다크 웹 속에 숨어있는 정체불명의 단체.

나와 아무 연관 없는 제 3자이기에 내가 절대 엮이지 않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이라니.

허나 나중엔 나도 그들에게 신세를 갚아야 한다. 참신한 소재 같아서 읽기 전부터 궁금했던 책.

앨리스의 기면증이 사실 조금은 억지스럽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혔던.

복선들도 알맞게 잘 깔려 있었기에 뒤에서 그게 사실 이 뜻이었어!를 알게 될 때 전율은 최고였다.

게이브도 케이티도 뭔가 눈치가 빠릿빠릿한 캐릭터라 답답한 면도 없었고

앨리스도 프랜이 교육을 잘 시켰는지 아주 흡족...ㅋㅋ 고구마 유발하는 내용이 없어서 좋았던 책.

사마리아인의 마지막 말도 그렇고.. 아직 궁금증이 다 풀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 나름 만족!

C. J. 튜더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난건데.. 흡입력도 가독성도 좋아 오, 왜 이제야 읽게 됐지? 싶을 정도였다.

기회가 된다면 전작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도 꼭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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