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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ㅣ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부자 이야기 2
박용희 글, 지현우 그림, 손영운 / BH(balance harmony) / 2015년 4월
평점 :

111. 학습만화,역사/간송 전형필/박용희, 지현우. ★★★★★. 20200617. 228p
: 몽실북클럽 온라인 독서모임 '몽블랑' 첫 번째 도서였던 <경성 탐정 이상> 1권에서 등장했던 간송 선생.
'간송'이라는 호를 듣는 순간 아, 간송 미술관?! 하고 떠올랐고.....
일제 강점기때 우리의 문화재를 지키고자 노력하셨다는 글을 본 뒤로는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생각하던 중
몽실북클럽에서 이 책이 서평단으로 등장! 바로 신청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

"재산이란 때로는 약과 같고 때로는 독과 같은 거란다.
잘 쓰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지만, 잘못 쓰면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지."(p27)
양아버지와 친형을 잇달아 잃고 집안의 장손이 된 전형필에게 큰아버지(이자 친부)가 해주신 말씀.

이 말씀을 마음 속에 잘 새겼던 전형필은 일본 유학을 마칠 때 쯤 고보(고등보통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이던
춘곡 고희동 선생님을 뵙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지 얘기하다
'우리 민족의 얼을 지키는 일',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소중한 민족 문화재를 지켜 내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 후 위창 오세창 선생님의 제자가 되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간송'이라는 아호를 받게 된다.
'간송'이 무슨 뜻일까 하니 흰 두루마기를 입고 들어서는 전형필을 보고
깊은 산속에서 흐르는 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산골 물 '간' 자를,
<논어>에서 나온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에야 애국지사의 훌륭한 뜻과 기상을 알게 된다는 것을 빗대어 말한 것)는 문장에서 소나무 '송' 자를 넣어 만들었다고 :))

유학 중 큰아버지마저 돌아가셔 24세의 젊은 나이로 가장이, 온 집안을 통틀어 유일한 상속자가 된 그는
10만 석(쌀 20만 가마니 = 한양 기와집 4,000채 = 현재 집 한 채를 평균 3억으로 계산한다면 약 1조 2,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물려받고 3년의 부친상을 치른 뒤 본격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모으기 시작하고
민족의 유산을 보관하고 알릴 수 있는 박물관을 짓는다. 바로 이 박물관이 현재 서울 성북동에 있는 간송 미술관!
이백여페이지로 간송 선생님의 출생부터 죽음까지를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
일제 강점기, 6.25를 거치면서도 우리 문화재를 끝까지 지켜내셨다는 게 그저 감사했다.
특히 우리나라 국보 제70호이자 세계 기록 유산인 <훈민정음 혜례본>(=<훈민정음>)을 지켜냈다는 사실에 전율이!
재산을 다 털어가며 문화재를 사 모은 것도 대단한데 거기다 현재의 고려대학교 전신인 보성학교도 지원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와 고아원, 양로원을 운영하던 동화 인보관을 내내 후원, 생활이 어려운 지인이나
문화예술인들도 꾸준히 도왔다는 사실이 사후에야 밝혀졌다는 것도 참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던 인물.
학습만화라 그런지 '두문불출'의 뜻이라든지 3.1운동, 당시의 교육제도 등
혹시나 읽는 아이가 어려워할 것 같은 단어나 배경지식을 중간 중간 짤막하게 설명해줘 이해도 잘 됐고
두 개의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문화재란 무엇인지',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 국보급 문화재', '세계의 유명 박물관',
'유네스코 등재 유산', '간송 미술관 대표 소장품' 등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줘서 굉장히 유익했다.
어른이 읽어도 참 좋은 책! 한국사 시험 공부했던 게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고
오, 이런 것들이 있구나 다시 한 번 알게 되어 상식이, 지식이 쌓이는 게 느껴졌던.
이 책이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부자 이야기' 시리즈 중 두 번째라고 하는데,
우리가 본받고 싶은 '진짜' 부자가 또 누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