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일기 - 윤자영 장편소설
윤자영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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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한국소설/​파멸일기​/윤자영. ★★★★★. 20200422-23. 336p

: 현직 생명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라는 저자의 프로필을 알게 된 후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땐 저 빨간색과 연보라색의 조화가 세포? 유전자? 혈관? 이랄까 뭔가 생명과학과 관련된....ㅋㅋ

현미경으로 무언가를 관찰한 결과물? 처럼 보였었다.

허나 책을 다 읽고나서 다시 보니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운동화 한 켤레..


을씨년스러운 날씨의 4월 말, 금요일 7교시를 조퇴하고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이승민. 

다행히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유람선 덕분에 구조되어 자살은 미수로 그쳤고 

원래 존재감이 옅었던 데다 평소처럼 수업을 들었던 이승민이기에

이승민의 아버지에게 자살 미수 이야기를 들은 담임 홍서린은 왜 승민이가 자살을 하려고 했을까 싶은 마음에

충격을 받고 승민이의 상태를 살펴보지만 점차 시간이 흘러 사건은 잊혀졌다.

그리고 5월, 학교 옆 공원에서 3학년 공승민이 뒷통수를 벽돌로 가격당한 채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죽은 공승민의 어머니는 실신하면서도 자신의 아들을 중학교 때부터 괴롭혔다고 소리치며 이승민을 지목하는데...


사실 처음 줄거리를 읽어보았을 땐 그저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었다.

허나 한 장 한 장 내용을 읽다보니

물론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이 크긴 하지만 어라? 예상치 못한 다른 문제들도 함께 등장한다.

아이를 위한답시고 아이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진 못할 망정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갑질하는 모.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아이와 아내를 사랑한답시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만 훈육하는 부.

폭력 아닌 폭력으로 인해, 또는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진짜 폭력으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이 생긴 이.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파장을 몰고오는 SNS의 악영향.

타인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이의 더럽고 끔찍한 이면까지..


일단 현직 교사이기에 그 버프(ㅋㅋ)로 학교와 관련 된 묘사 - 교무실, 교실, 수업하는 모습, 학폭 관련 - 가

자연스러워 눈에 보이는 듯 했고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등장하지만 그게 적당히 조화(?)롭게 분배되어있어서

그런지 읽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집중해서 읽어가며, 그래. 이런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던.

가독성도 흡입력도 좋았던 책.

고작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된, 시간이 지날수록 거듭된 폭력에 시달리다 이 상황을 탈출하고자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는 모든 게 무너져 파멸이었던...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기도 해서 씁쓸함이 남았던 소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응원해주고 싶었다.


사실 이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해본 거였는데..

언넝 전작 <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를 읽어보고 싶다 :)


+) 성함만 보았을 때 당연히 여자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던 건 나의 크나큰 오산.....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마지막으로 작가의 초고를 가장 먼저 읽고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아내" 라는 부분을

두 번이나 읽고도 읭? 하는 마음으로 작가님을 검색해보았다 ㅋㅋㅋㅋ

요렇게 마지막까지 반전(?)을 선사해주는 소설~~ㅋㅋ


++)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의 책, 우타노 쇼고의 <절망노트>도 함께 읽어보면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

7년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얘도 기회되면 다시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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