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호실의 기적
쥘리앵 상드렐 지음, 유민정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54. 프랑스소설/​405호실의 기적​/쥘리앵 상드렐. ★★★★☆. 20200305-07. 256p

: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을 살리기 위한 엄마의 좌충우돌 분투기'라는 한 문장만 보고

바로 이 책은 꼭 읽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내 삶이 2017년 1월 7일 토요일 10시 32분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리란 것을. (p13)


코스메틱 그룹 에제모니에서 샴푸 브랜드의 마케팅 혁신 개발 팀장으로 15년 동안 밤낮으로 일해온 싱글맘, 워킹맘 델마.

주말 아침, 한 달에 한 번 있는 엄마와의 브런치에 늦지 않기 위해 하나뿐인..

곧 열세 살을 앞둔 아들 루이와 집을 나선다.

무언가 할 말이 있어보이는 루이의 말을 듣기 전 회사에서 온 전화를 받느라 루이를 무시한 델마.

그런 델마에게 심통이 나 스케이드 보드를 빠른 속도로 달려 내려가는 루이.

루이에게 천천히 달리라고 한 마디를 하고 싶었으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알아서 하겠거니 라는 마음으로 말을 하지 못 했고

그 짧은 몇 초 뒤, 속도를 멈추지 못 하고 미끄러져 차도로 떨어진 루이는 대형트럭에 치여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11일째 되는 날, 델마와 루이에겐 한 달의 시간만이 주어지고

델마는 루이 방에서 발견 한 루이의 '기적노트'에 쓰인 버킷리스트를 루이 대신 실행에 옮기기로 하는데..


주인공은? 선수: 루이. 코치: 나.

경기 종목은? 자유형으로 코마 탈출. (p82)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 때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 때 루이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한 마디만 했더라면,

계속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때를 돌아보며 끝없는 후회와 자책을 반복하며 무너져버린 델마.

거기다 자신이 15년이나 몸 담았던 회사의 빅보스에게서 성차별 모욕을 받고 참던 것이 폭발해

 재수탱이 빅보스의 뺨을 날려주고 퇴사해버리기까지 0_0

사실 여기까지만 보았을 땐 헉 병원비 괜찮은거야? 라면서 겁나 현실적인ㅋㅋㅋ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의 똑똑한 델마는 예전부터 빅보스의 성차별 발언들을 다 녹음해놓은 증거가 있었고... *^^*

넘나 사이다스러웠던 장면!


허나 루이가 깨어나질 못 하고...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자신의 주변에 진정한 친구 한 명 조차 없었기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그 옆을 십 여년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엄마 오데트가 지켜주고..

거기다 생각지도 못 한 루이의 기적노트를 발견하고 델마는 다시금 루이를 위해 힘을 내기로 마음 먹는다. 


생전 처음 도쿄에, 그것도 자신이 케어해야하는 엄마랑 단 둘이서 포켓몬센터에도 가보고 타투도 받고

파친코, 가라오케까지 섭렵하고 평생 해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던 축구도 배워보고

부다페스트에서 컬러런(내가 해봤던 거라 급 반가웠던ㅋㅋㅋ)도 해보고

택시에 타서 '저 차 쫓아가요!' 등등 미션을 수행하고

그 모습들을 전부 카메라에 담아 루이에게 들려주며 루이가 꺠어나길 바라고 바란다.

사실 그냥 엄마 델마가 미션을 수행하는 것만 나왔으면 지루할 법도 했을텐데

중간 중간 겉으로는 혼수상태지만 사실 정신은 깨어있어서 들을 수도 생각할 수도 있는

루이의 시점에서 서술 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좋았던 :)


"넌 완벽한 엄마도, 완벽한 여자도, 완벽한 딸도 아니야. 이건 내가 장담하지... 하지만 넌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한단다.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헤쳐나가는 거야. 완벽한 엄마 따로, 바보 같은 엄마 따로 있는 게 아니란다, 우리 예쁜 야옹이.

내가 너와 루이가 함께 있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잖니. 루이의 눈에 너는 완벽한 엄마야. 왜냐면 너는 그 애 엄마니까.

이 사실을 절대 의심하지 말렴. 루이가 지금의 루이일 수 있는 건 네 덕분이야. 루

이를 기른 건 너야. 넌 그걸 자랑스러워해도 돼." (p153-154)


루이가 누워있는 405호실은 간호사들에게는 놀라움과 감동을,

다른 병실의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이 되어주며 기적의 방이라고 불리우고

델마는 루이의 버킷리스트 미션을 수행하면서 샤를로트, 에드가르, 이자와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고 

점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거기다 멀어졌던 엄마와의 관계도 다시 돈독해지기까지.

이제 남은 건 루이가 깨어나는 것 뿐인데.. 과연 루이는 엄마의 바램대로 깨어날 수 있을까?

꼭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한 공동체, 가족 간의 사랑과 연대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

루이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10년 후의 '나'에게 쓴 편지가 정말 현실이 되길 바라며..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는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


▶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델마의 엄마 오데트의 말.

'거만한 사람이건 힘 있는 사람이건 그게 누구이건 간에

화장실에서 일 보는 모습을 떠올리면 결국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우리 딸.

그 사람도 기본 욕구가 있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권리와 똑같은 의무를 지닌 사람이야.

그걸 절대 잊어서는 안 돼.'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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