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홍 소녀 파랑 소년 ㅣ 푸른숲 그림책 6
패트리샤 피티 지음, 양병헌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2월
평점 :

52. 그림책/분홍 소녀 파랑 소년/패트리샤 피티. ★★★★☆. 20200302. 30p
: 어릴 적 우리 할머니는 대를 이어야 할 집안 장남의 첫째가 딸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드셨나보다.
물론 그 당시엔 남아선호사상이 굉장히 강했고..... 우리 집엔 딸만 둘이라 '대가 끊겼다'라는 말도 꽤 듣고 자랐고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고 남자아이들이랑도 잘 어울리고 왈가닥처럼 구는 나를 보실 때 마다
"여자아이답게 행동해야지", "네가 사내아이였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었기에
은근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다.
그 땐 그 시대라 그렇다고 쳐도, 사실 지금도 우리 주변엔 양성평등을 외치지만, 여자아이가 귀해진 시대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선입견과 편견이 자리잡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남자 아이라면 공룡과 로봇을 갖고 놀아야지! 여자 아이라면 당연히 인형놀이, 주방놀이지!
남자 아이라면 무조건 하늘색,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어야지! 여자 아이라면 무조건 귀여운 핑크색 계열의 옷을 입어야지!
남자 아이라면 밖에 나가서 뛰어놀고 공놀이도 하고 해야지~ 여자 아이는 그냥 조신하게 있어야지 등등
예전보단 많이 나아지고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한 구석에 남아있는 고정관념들.
이러한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을 깨뜨려주는 그림책이 바로 이 책, <분홍 소녀 파랑 소년>이다.

브루노는 언제나 파란색에 둘러싸여 있어요. 아기 때부터 그랬지요. 로 시작하는 그림책.
생일 선물로도 항상 파란색으로 된 선물만 받고
어른들은 항상 남자아이라면 이래야지, 너는 사내아이야. 용감하고 씩씩해야 한다. 라는 말만 듣고 자란 브루노.
브루노는 자신과 반대되는, 온통 분홍색으로 둘러싸여있고 예쁘고, 깔끔하고, 섬세하고, 요리를 좋아하는 분홍 공주를 상상해보지만 지루하게만 느끼고
결국 '왜 다른 색은 안 되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엄마는 '원래 그런거야' 라고만 하고....
브루노는 더이상 파란색에 갇혀있는 게 아닌, 알록달록한 색깔로 뒤덮은 세상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서 다른 평범한 분홍 공주와는 전혀 다른! 알록달록한 소녀 로사를 만나게 되는데~~

로사를 만나 새로운 세상을, 알록달록한 세상을 알게 되는 브루노.
브루노가 로사로 인해 점점 물들어가는 걸 이렇게 이쁘게 표현하다니.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
사실 나도 이번에 꿈꿈이 옷과 옷장 등을 장만하면서 색감을 핑크보단 민트....... 위주로 많이 쟁여놨는데
(민트성애자인 내 주관이 많이 들어갔..)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아이에게 이렇게 해야해! 라며
정답이 아닌 것을 강요하지 않도록, 주입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