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12. 영미소설/​롱 웨이 다운​/제이슨 레이놀즈. ★★★★☆. 20200109. 324p

: <보헤미안 랩소디>, <데드풀> 번역으로 알게 된 황석희 영화 번역가님의 첫 책 번역! 그것만으로도 이미 이 책을 읽어 볼 이유가 생겼었다.

거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상. 최우수상에 해당하는 것이 뉴베리 상(금메달)이고,

그에 버금가는 작품에 뉴베리 아너상(은메달)을 주는데 바로 이 책이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작품!

거기에 25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였다니 더 호기심을 자극했던 ​<롱 웨이 다운>​.

겉표지를 벗겨보니 깔끔하면서도 영롱하게 ㅎㅎ 눈에 딱 들어오는 저 숫자들.

처음엔 저 숫자가 무얼 의미하나 싶었는데, 책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가 있다 0_0 (사실 겉표지만 보아도...... 엘리베이터 층 버튼이라는 걸 알 수 있...ㅋㅋㅋ)


그 총격 후

나와 토니는

언제나처럼 그 소동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고개를 들어

머리를 내밀고


시체 수를 세었다.


이번엔

겨우 하나였다.


숀.


어젯밤, 하나뿐인 사랑하는 형 숀이 살해당하고 홀로 남은 윌은 윌의 동네에 있는 규칙을, 숀이 알려준 그 룰을 따르기로 한다.

그 룰이란,

No. 1 : 우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마라.

No. 2 : 밀고 하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마라.

No. 3 : 복수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살해당했다면 그들을 죽인 사람을 찾아내어 죽여라.


숀이 일부러 못 열게 부셔서 감춰둔 가운데 서랍을 열어 그 속에 있는 총을 꺼내 청바지 뒤쪽 허리춤에 쑤셔 넣은 윌.

울다 지쳐 잠든 엄마를 놔두고, 숀의 복수를 위해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그런데 8층에서 로비까지 내려가는 약 60초 동안,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윌은 각 층에 멈출 때마다 낯설고도 익숙한 이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오전 09:08:02, 7층에서 탄, 윌이 허리춤에 찬 총의 원래 주인이었던 벅.

오전 09:08:12, 6층에서 탄, 여덟 살 윌의 친구 대니.

오전 09:08:22, 5층에서 탄, 아버지의 형 마크 삼촌.

오전 09:08:32, 4층에서 탄, 그토록 보고싶었던 아빠 마이키.

오전 09:08:47, 3층에서 탄, 벅을 죽인, 룰을 따른 숀에게 죽임당한 프릭.

오전 09:09:07, 2층에서 탄..... 그 사람까지.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땐 뉴베리 아너상 메달과 엘리베이터 버튼 중 1층, 로비에만 불이 켜진 것만이 눈에 들어왔는데 다 읽고나니

어렴풋이 보이는 흑인 소년?이 눈에 들어왔던. 표지부터가 참 잘 만든 것 같다...!!

운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소설과는 달랐던.

형을 죽인 범인을 찾기위해, 그리고 그 범인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추적해나가는 그런 책을 생각했다면 꽤나 아쉬울 듯.

그저 형을 잃고 룰을 따르기 위해 복수를 하기 위해 마음을 먹은 한 소년의 심리 상태를 볼 수 있는 책.

정말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고 그렇기에 황석희 번역가가 이 책을 맡은 거구나! 싶기도 했고 정말 영화화가 안 될 수가 없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

타이포그래피, 라고 하나? 그 상황에 맞춰 글자가 배열이 색다르게 되어있어서

(엘리베이터가 내려갈 땐 저렇게 내려갑니다, 라는 단어로 아래 화살표를 뙇!)  그 느낌이 배가 되게 만들어줬던. 

신선한 편집이라 번역하기 전엔 어떻게 되어있었을까 호기심도 일었다.

내려가는 길은 아주 기니까.​ 롱 웨이 다운..... 제목이 여기서 나왔나봉가.

층 마다 멈추며 죽은 이들을 만나는 윌. 그 때마다 자신이 룰을 따르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이야기하지만.. 아직 고작 15살 밖에 안 되는 소년이기에..

막상 로비에 다가갈수록 점점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도 되고 겁도 나고 떨리는 모습과 마음을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더 잘 드러내주고 있다.

저렇게 물음표로 그렇지? 그렇지? 나 잘하고 있는거지? 그렇지? 숀? 이라며 윌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내내 아껴둔 농담 같은 두 음절, 와?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순간 멘붕이 올 것 같다. 아니?? 무슨 말이야?? 설마 내가 이해한 그거 아니지?? 싶으면서도

이건 뭐 영화 식스센스급의 반전인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저자의 말 등을 보면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 반대인 것 같기도 하고..

제대로 딱 대답을 주는 게 아니었기에 다른 이들의 서평을 얼렁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롱 웨이 다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들은 윌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어서 나타난 걸까, 결국 윌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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