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죽재전보 클래식그림씨리즈 4
호정언 지음, 김상환 옮김, 윤철규 해설 / 그림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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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161번째 책은 서해문집 (& 그림씨) 서포터즈 북씨북씨로 받아보게 된 ​십죽재전보​.

 

 

겉표지를 벗겨내어도 매력이 반감되지않고

 

 

 

오히려 누드제본이라는 독특한 형태로 매력이 상승하는 책ㅋㅋ

'십죽재전보'는 편지나 시를 적는 시전지의 일종으로

시전지 역사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출판 인쇄 기법 상으로도 탁월했던 명나라 말에 나온 시전지 묶음이라길래,

그 당시의 출판 인쇄기법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서 신청해보게 되었당!


책의 초반부에서는 시전지의 역사와 십죽재전보를 만든 출판업자이자 재주있는 문인 & 문인화가였던 호정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십죽재전보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준 뒤 십죽재전보에 수록된 시전지를 보여준다.

십죽재전보는 33개 편 261점이 수록되어 있는데, 33개 편은 시전지가 쓰이는 여러 경우들, 예를 들면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내는 일상 안부,

취미 활동과 골동 수집, 사교 생활 등 다양한 사례들로 나뉘어 분류가 된 것으로

이 책에선 호정언이 분류한 33개 항목 전체를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 각 항목에서 대표적인 내용 2~5개를 뽑아

총 100점의 시전지를 감상하도록 도와준다 :)

 (p138-9)

 

그냥 그림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니라 왼쪽 페이지에는 분류 된 편명과 그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림을 그려넣어 이해를 도와주어 미술관에서  도슨트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던 :))

그 중 인상 깊었던 시전지 몇 점을 꼽아보자면......... 먼저 두판기법을 써서 다채색으로 묘사한 매화였다!

 

 

(p103)


두판기법이란 다색 목판 기술의 하나로, '호정언은 빨강, 노랑, 파랑 등 주요색으로 판을 나누고

색이 엷고 짙게 변하는 이른바 그라데이션 효과를 위해서 별도의 판을 제작했다 (p18)' 고 한다! 1600년대에 이런 고급 기술이라니!

판이 하도 많아서 다른 업자가 판을 훔치려고 왔다가 훔쳐 가도 본인이 작업할 엄두가 안나서 포기했다는 일화(p18)가 전해져 올 정도라고 ㅋㅋㅋ

판을 나눠서 같은 위치에서 여러 번 찍기 위해서 얼마나 고난이도의 기술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을 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0_0

 

(p115)


요 그림은 승람(뛰어난 경치) 편에 실린 시전지 중 하나로 운래궁궐, 신선세계의 궁전을 그린 거라고 하는데

십죽재전보에 수록된 그림들은 대부분 본인이 그렸고 임모(글씨나 그림 따위를 본문 그대로 옮겨 그리는 일) 했다고 하니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던. 이것도 그냥 그린 게 아니라 판각에 밑그림으로 그려넣었을테니.. 이걸 다시 파서... 찍어냈겠지? 0_0

어릴 적 미술 시간에 고무판화 만들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저 존경스럽다ㅋㅋㅋㅋ

마지막으로는 두판기법과 공화기법의 콜라보!

 

(p139)


작은 잎이 무수히 모여 있는 국화 꽃잎을 공화기법과 색이 옅게 줄어드는 두판기법을 동시에 사용해 묘사한 작품인데,

공화기법이란 문양을 새긴 목판에 아무런 색도 칠하지 않고 마련(바렌)으로 문질러 종이에 돋움 문양이 새겨지도록 하는 수법(p18) 이라고 한다.

261점 중 73점에 이 기법이 쓰였다고 하는데 볼 때마다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던. 무늬나 질감을 표현하는데에 이보다 좋은 게 어디있었을까 *_*

두판기법을 이용한 그라데이션 효과도 너무 이쁘고 실감나고 공화기법까지 함께 하니 금상첨화같았다 :)


처음엔 아이고.... 내가 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휘리릭 훑어보니 한문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가 ㅋㅋㅋ 싶었는데

다 읽고나니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파파팍! 오랜만에 역사공부 미술공부를 한 기분이 들어 괜시리 뿌듯했다 :) 소장가치 왕왕 있는 책!

다 읽고 나니 왜 누드제본으로 이 책을 만들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던 ~~ ​십죽재전보​ 였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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