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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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76번째 책은, 몽실북클럽 서평단 당첨으로 받은~ ​사적인 시차​다.

인터뷰 웹진 '더콤마에이' 작가 룬아가 직접 찍은 사진과 쓴 글을 담은 에세이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내 마음 인터뷰' 라는 제목으로 연재해왔던 짧은 문장들을 묶어서, 그리고 더 추가해서 만들었다고~

한동안 에세이를 참 안 읽었었는데, 요즘 들어 서평 이벤트로 에세이들을 많이 접했다.. 그 중 제일 내 마음에 들었던 책!

그치만 사진은 솔직히.... 음음, 직접 찍은 게 아니라 마치 어디서 퍼온 것 마냥 약간은 어색하다고 해야하나? 감성적인 사진도 있긴 했으나

막 우와 넘 이뿌다 좋다 이런 느낌보단 음음, 이 사진은 굳이 여기에 왜 들어가는 걸까? 하는 느낌의, 이게 어울리나...? 싶은 사진이 대다수였다....

 

 

더콤마에이가 무슨 뜻을 담고 있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이유가 뙇!

'The'는 특정한 대상을 가리키는 정관사, 'A'는 보편적인 대상을 가리키는 부정관사.

=> 따라서 '보통의 것들이 이 공간을 통해 특별해진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

그래서 이 책도 특별한, The와 보통, A의 파트 2개로 나뉘어져있다.


'내 마음 인터뷰'라고 하길래 대부분은 다독이는 내옹일려나? 싶었는데

저자에 대해서 꽤 많이 알게되는 시간이라고 해야하나?

말은 내 마음 인터뷰지만 음음 인터뷰라기보단 내 일기를, 나만의 일기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치만 그게 막 부담스럽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고 공감도 많이 가고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라고 느껴져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술술 잘 읽혀서 친정가는 차 안에서 후다닥 한 숨에 300페이지까지 다 읽어버린ㅋㅋ

 

(p37)

'그 한마디가 어찌나 홍삼스러운지' 라는 표현이라니, 너무 마음에 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꼭 나도 친구들이랑 이야기할 때 써먹어봐야지!

"너 말 한마디가 정말 홍삼스럽구나?!" ㅋㅋㅋ *_*

 

 (p58-59)

굉장히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 나는 종일 혼자 일하는 건 아니지만(ㅋㅋ)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걸 좋아하는 집수니이지만ㅋㅋㅋㅋ

그래도 오빠가 현관문 번호 키를 띡띡띡띡 누르는 소리가 들리면!! 꺙!! 오빠다!! 오빠야?? 하면서 현관문으로 쪼르르 뛰어나간다ㅋㅋㅋ

물론...... 매일은 아니지만 (서평기한이 코앞이라 미친듯이 서평을 쓴다든가 할 때에는 그냥 문이 열린 다음에야 나가는.....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래도, 온종일 일하느라 몸도 정신도 피곤할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오빠랑 같이 이야기 하고 싶어서,

오늘 있었던 일이 많지는 않아도ㅋㅋ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 쫑알쫑알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공감이 많이 갔었다 헤헤.

이 에세이를 더욱 더 마음에 들어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저자가 남편을 대하는 모습들? 같은 걸 볼 때 우리 부부가 생각나서일지도?! :)


하나가 있으면 하나가 없다. 인생은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웃기게도 고만고만하다. (중략)

결국 타인을 부러워하는 거시은 알사탕을 물고 있으면서 옆집 아이가 먹고 있는 막대사탕을 보며 떼쓰는 격이 아닐까?

무슨 맛인지도 모르면서. 하지만 둘 다 먹으면 배탈이 나고 만다. 나는 이제 옆집아이와 사탕을 바꾸고 싶다고, 그 사탕마저 내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리 궁금하고 부러워도 지금 내 입에 든 사탕이 가장 달콤하거든. (p72-73)

 

 

 

(p108)

저자랑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던 부분ㅋㅋ 이 부분도 엄청 공감이 갔다.

'그런데 사실 나는, 기다리는 사람에 대한 염려보다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더 싫다.' 완전 공감!

그냥 10분 일찍, 30분 일찍 출발하면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래, 하고 좋게 넘어갈 일도

시간이 아슬아슬 할 경우에는 다 짜증나고 다 밉고 표정도 굳고 찡그리게 되니까, 세상 다 싫어지니깤ㅋㅋㅋ

이 책을 읽고 자극을 한 번 더 받았으니 6월달 부턴 여유를 두길,  달라지길ㅋㅋ

(나는 시간에 쫓기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는 잠 때문이다.. 10분만 더 잘래.. 10분 만.. 하다가 호되게 당하는...ㅠㅠㅠ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적인 시차'. 어떤 내용일 지 제일 궁금했는데, 역시나 남편과의 이야기!

아침형 인간인 남편과 야행성 인간인 작가. 이 둘의 시간을 사적인 시차라고 표현했돵 :) 참신한 표현이다 헿헤

 

 

(p184)

내 평소랑 비슷해서 뭔가 읽으면서 즐거웠다. 오빠에게도 읽어줬더니 "언제 책 썼어?ㅋㅋㅋ"라는 말에 같이 키득키득 :))

잠귀가 무지 어두운 나랑은 달리, 우리 오빤 잠귀가 무지 밝다.

둘 다 야행성이지만 내가 훨-씬 더 야행성이라, 오빠가 먼저 잠들고 내가 그 뒤에 잠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잠든 오빠의 얼굴을 보는 게 참 좋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오빠 사랑해, 라고 말하면 너무나 신기하게도 오빠도 사랑해, 라는 대답을 해준다ㅋㅋㅋㅋ그치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기억 못 하는! 히히 귀엽다 귀여워 :3

"같이 산다는 건, 어떤 종류의 하루라도 ​그 끝은 언제나 너라는 것이다​." (p206-7)

(p224)

관심이란 쿠션과 같아서 ~ 블라블라. 쿠션이라고 표현한 것도 참 좋고 내용도 참 와닿고!

 

(p262)

하지만 그 누구도 궁금하다는 이유로 남의 사생활을 캘 권리는 없다.

게다가 탄생에 대한 질문은 죽음에 대한 질문만큼이나 폭력적이다.

만약에 노력 중인데 생기지 않는 거라면? 매달 생리통과 함께 우울증과 자괴감도 함께 겪는 중이라면?

자신에게 일어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남에게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매우 단순한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이다.

넘나 팩폭! 읽으면서 정말 공감되고 마치 내가 당사자인 것 마냥 화가 나고 속상했던 파트.

이 부분도 이 부분인데, 이 뒷 부분에 나오는 인간이 더 가관이다. 결혼식에서 만난 지인이라는 데 아들을 데리고선 "안 생기나봐?"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부분 읽고 열받아서 혼났음 후ㅋㅋㅋㅋㅋㅋㅋㅋ 진쫘!!!!!!! 아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그러는 본인은 이미 애도 있으면서?!??!?!?!


쓸데없는 오지랖, 원치않는 관심은 정말.... 좋지 않다. 아무리 악의가 없었더라도 상처가 될 말은 하질 말아야지.

저자는 자연임신을 준비하다 안 생겨서 병원에 가보고, 거기서 본인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는 걸 듣게 되고...

주사를 맞아보다가 그냥 마음을 비우고 생기면 생기는 거,

안 생기면 안 생기는 걸로 생각하자. 라고 하자 바로 아이가 들어서고... 그런데 갈색혈에 이어 하혈까지 쏟아지고 ㅠㅠ..

읽는 내내 제발 아무 일이 없길 (이미 다 끝난 일임에도 불구하고ㅋㅋㅋㅋ) 제발 무사하길 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갔고,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무사하다는 이야기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뭔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생각에.. 이런 내용은 그냥 쉬이 넘어가질 못 한다 ㅠㅠ

 

 

파란 하늘과 초록초록한 나무들 사진으로 마무리 되는 ​사적인 시차​.

너무나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마음 속 이야기를 써놨기에..

마치 친구의 일상을, 친구의 사적인 부분들을 알게 된 기분에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 :)

허나, 오 직접 찍은 사진이래! 하며 포토 에세이를 생각하고 읽는다면 조금 아쉬울 것 같다고 느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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