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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손탁 ㅣ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
정명섭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평점 :
서해문집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미스 손탁이 올해의 71번째 책이다.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번째 책이기도 한데, 우리 근대사, 구한말을 바탕으로 만든 픽션이라길래 재밌을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당 :)
표지만 보았을 땐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떠올랐었다.
가운데 2층 발코니에 살짝 보이는 머리 흰 노부인도 영화에서 틸다 스윈튼이 연기했던 마담 D가 떠올라
혹시 이 표지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님이 그걸 염두에 두셨나? 싶을 정도였던ㅋㅋ
(물론 나중에 책을 읽다보면, 와 정말 잘 표현했다! 라는 생각이 뙇!! *_*)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마담 D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한다면, 미스 손탁은 손탁 호텔의 주인 손탁 여사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법어(프랑스어) 학교 학생이었던 열 여섯살 배정근은 대한제국 시위대 참위(소위)인 형 배유근의 소개로 손탁 호텔에서 급사로, 호텔 보이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손탁 여사가 중국 청도(칭다오)에 다녀온다는 편지를 남긴 채 사라진다.
허나 손탁 여사의 필체는 맞지만 그녀가 갑자기 사라질 이유가 없었기에 손탁 여사의 실종에 의문을 갖게 된 배정근은
호텔 옆 이화학당 학생 이복림에게 통역을 부탁하고 둘이서 같이 손탁 여사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데..
가상의 사건을 다루지만 공간과 장소, 등장인물의 상당수가 실재했고 실존 인물들이기에 더욱 더 몰입이 잘 되었던 미스 손탁.
처음 접한 인물들도, 분명 알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인물들도 있었던 책....ㅠㅠ
그래도 이렇게라도 알게되었으니, 이야기로 접했으니 이젠 까먹을 일은 없을 듯!!!! *_*
실재했던 실존했던 등장인물과 장소, 배경 등을 살짝 요약해보면..
- 손탁 호텔은 구한말, 손탁 빈관이라 불리며 황실과 밀접한 각국 외교관과 정부 관리 등.. 심지어 이토 히로부미도 머물렀던 곳.
- 손탁 여사는 손탁 호텔의 주인이며 프랑스계 독일인으로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친척이며 명성황후의 신임을 받았고
명성황후 사후엔 고종의 측근이 되어 황실 전례관으로 일했음.
일본의 감시로 황실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황실과 연결고리를 해줬던 인물.
- 어니스트 베델(배설)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를 창간해 외국인 언론인으로 항일 운동을 전개했던 인물.
- 양기탁은 궁내부 예식원에서 통역과 번역 업무를 했지만 을사늑약 체결 후 사직하고 <대한매일신보>에서 일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
- 호머 헐버트는 미국인 선교사로 고종의 밀서를 받고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를 만나 조선 독립을 호소하려 했지만 실패,
이후 헤이그 밀사 사건에도 관여하여 미국에서 조선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던 인물.
- 전덕기 목사는 상동교회를 세운 ㅅ크랜턴 목사에게 기독교를 접하고 신학을 공부해 상동교회 담임목사가 되었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신민회를 조직하기도 했던 인물.
- 상동교회는 청년회 등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활발히 전개했고, 헐버트 선교사 등이 모여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파견 문제를 논의했다고.
- 이완용은.... 너무나 잘 알다시피, 을사늑약을 체결하는 데 앞장섰던 아주 대표적인 매국노ㅡㅡ
- 이준 열사는 평리원(오늘날의 대법원) 검사 출신. 참정대신이었던 이완용의 이복형 평리원 재판장인 이윤용을 상대로 부당함을 호소하다
면직되고, 헤이그 특사로 선발되어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떠났던 인물.
허나 정식 참가 자격을 받지 못하고 일본의 방해를 받아.. 결국 회의 참석에 실패하게 되고.. 그 울분으로 자결해 순국하게 된다.
- 제국익문사는 고종이 1902년 설립한 비밀첩보기관으로, 실제 활동했다는 기록은 없고 설치령만 나와있기에 실제 조직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고.
이 책에선 있다는 가정하에, 제국익문사 소년 정탐대 소속 요원인 이태훈(초반엔 ㅎㅁㄷ이라는 가명으로 등장!)이 등장한다.
그 당시 사람들과는 다르게 꺠어있는 생각을 (여자도 공부를 할 수 있다 등등) 하고 있는 인물로 처음 등장하는
이복림의 큰아버지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뒷통수를 후려 맞는 기분에 충격을 받았었던.....
어떤 입장에서 한 인물을, 한 사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소름돋기도.
등장인물과 장소 등에서 알 수 있다시피, 헤이그 특사 파견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우리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외국인들(손탁 여사, 허벌트 선교사, 배설 등)과
직접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양기탁, 이준 등)을, 그리고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이완용, 고희경 등)까지..당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책.
청소년 문학이라 그런지 보다 쉽게 읽혀 가독성도 좋고 흡입력도 높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당시 상황을 접할 수 있을 것 같고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이런 좋은 책이 나오다니! 다른 서해문집 청소년 문학 시리즈도 기대되고,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기대된다! :))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