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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ㅣ 아르테 미스터리 10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평점 :

혹시 나도 만났던 것은 아닐까?

간혹 방금 전까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아까까지 손에 있던 물건을 도대체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을 때,
무언가 하려고 서재에 갔는데 이유를 찾지 못 하고 되돌아 나올 때,
분명 친구가 나한테 얘기 해줬었다는데 나는 처음 듣는 것 같을 때,
강아지 사료를 줬는지 안 줬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일단 줬는데 응아를 엄청나게 많이 해서 놀랄 때,
내가 덜렁거리고 머리가 나쁘고 무심한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아니야.
나는 상당히 꼼꼼하고, 두뇌가 특출나며, 사려깊은 사람이거든. (?)
이제야 알겠어.
분명 기억술사 짓일거야.

Book quotes
대학게 입학하고 처음으로 참가한 회식에서 일 년 선배인 사와다 교코와 친해지게 됐다. 내가 실수로 그녀의 가방을 발로 차서 쓰러뜨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앗, 죄송합니다."
"아아니, 나야말로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에 가방을 놔둬서 미안." (p.14)
※ 꼬시기 기술이 +1만큼 증가했습니다.
"기억술사는 잊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 앞에 나타나서 잊고 싶은 것만을 잊게 해준대. 잊은 사람은 기억술사가 잊게 해줬다는 사실까지 모두 잊고, 나쁜 기억은 전부 없었던 거나 다름없게 된대." (p.40)
※ 그럼 내가 기억술사를 만난다면,
예전에 신호등 앞에서 발을 헛디뎌서 수많은 출근러들 앞에서 횡단보도 앞구르기를 선보인 기억을 지워야겠다.
부끄러움 때문에 가끔 이불킥하는 그 사건을 말이야….
내 속에서 감정이 상황을 따라오지 못했다. 머리 어딘가에 묘하게 냉정한 부분이 있어서 그곳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같았다. (p.69)
※ 오! 나 이거 알아!
보통 메뉴가 몹시 많은 식당에 가서 선택 장애가 올 때 이런 느낌이야.
배고픔 때문에 무엇이든 하나 빨리 골라야 한다는 조급함이 머릿속을 헤집으면서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그 느낌!
직원에게 "아무거나 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은 그 느낌. ㅠ
자기만 잊다니 그건 자기밖에 모르는 거다.
기억은 자기 혼자의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억 속에 있던 사람은, 그 기억을 만든 시간을 공유한 사람은……. (p.111)
※ 학. 난 도대체 얼마나 이기적인 거지? (기억력 제로인 자)
친구들이 모여서 "그랬잖아. 진짜 기억 안나?"하면 다 처음 듣는 얘기임. (소름)
역시 기억술사는 존재하는 듯?
나 자신이 그것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 일을 시작한 지 이 년쯤 지나고 나서였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달려 나갈 거다. 다카하라가 이렇게 일을 저지르면 아이고야, 하고 한숨을 쉬면서도 따라 나갈 거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p.130)
※ 아, 갑자기 이 남자의 삶이 몹시 이해된다.
나도 사실은 매일을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나 자신은 누가 특별히 좋아해주지는 않더라도, 뭐 좀 재미있는 녀석이었지 하고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으면 좋겠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울어줄 정도는 아니지만, 장례식 정도는 가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 (p.160)
※ 나도 비슷한 희망사항이 있다.
장례식을 오고 말고는 상관 없지만….
내가 없을 때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 나를 떠올리면, 꼭 즐거운 기억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


하아….
이 책을 읽고나니,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분명 나를 미워하는 기억술사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내 기억들을 야금야금 지워가는 것일테지.
뛰어난 두뇌를 소지하고 있는 영특한 내가, 자꾸 깜빡깜빡하는 것들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기억술사를 단단히 화나게 한 모양이다.
이렇게 자꾸 기억을 잃으면 곤란한데….
장차 우주를 지배할 내가 아직도 카메라 렌즈 뚜껑 하나를 못 찾고 있다니….
그러고보니 내 기억만 지우는게 아닌 것 같다?
혹여 나에게 사랑에 빠져서 고백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거나,
나를 가슴 깊이 사모하는 모든 남정네들의 뿌리깊은 사랑의 기억들조차 모조리 뽑아 놓는 것이겠지?
그러지 않고서야, 아무도 고백해오지 않을리가 없어.
난 매력덩어리니까.(?)
나와라! 이 악당!! 나쁜 기억술사 새퀴야!!
내가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어릴 적 악당을 마주칠까봐 구매해 뒀던
(절대로 유치하게 내가 가지고 놀려고 산게 아니란 말이다!)
그 요술봉이 이제야 유용하게 쓰이겠군.(?)
내가 너를 처단해주리.
…으아닛. 내 요술봉을 어디다 뒀더라?!
아악! 틀렸어!
또 기억술사가 다녀갔어!
내가 이리도 허무하게 패배하다니. 으윽....(깨꼬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