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엽서 수채화 - 스케치 도안으로 누구나 쉽게 그리는
박시현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에서 혼자 그릴테다



  나는 평소 책을 가까이 하고, 음악과 미술에도 조예가 깊은 편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의 예술적 영감을 활용하여 좋은 작품을 그려내려는 노력을 했었다.
목표로 잡았던 '멋진 수채화 그리기'를 위해 퇴근 후 '문화센터'를 등록했었다.
…그런데 수강생들이 모두 현란한 그림솜씨를 뽐내시기에 (무슨 다들 미대나오심? 왜케 잘 그림? 난 발만 네 개임?)
한 두어번 갔다가 발길을 끊어 버렸다.
선생님이 자꾸 내 그림만 보면 한숨을 폭폭 쉬시길래, 마음씨 곱고 선량한 나는, 선생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더는 문센을 다니면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지만 제가 올해 목표로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재료값만 7만원인가 들었는데, 그림을 더는 안 그릴 수 없지 않은가?
(아, 이따가 재료에서 말하겠지만 저처럼 절대 싼거 사지 마세요. ㅠ 따쒸...)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집에서 혼자 따라그리기 적절한 책을 보면 된다는 스아실을!

(그라췌! 바로 이거쥐! 하고는 무릎을 탁!)





About 하루 한 장 엽서 수채화



  그리고 (문센에서 알게 된 것이지만) 나는 정말 발만 네 개인 사람으로서, 하루에 엽서 한 장 크기의 작은 그림을 그린다는 책의 취지가 참 부담없고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위 사진으로도 볼 수 있듯, 실물크기의 도안이 있다는 것.
일단 도안밑에 먹지와 종이를 대고 한 번 따라 그린 스케치를 가지고 물감으로 채색만 하면 된다.
허나, 나는 먹지를 사려는 시도가 실패함에 따라…
그냥 발로 대충 스케치하고 채색에 심혈을 기울였다. (?)



  자, 일단 필요한 재료들을 살펴보자.
물감, 팔레트, 종이, 물통, 붓, 샤프와 지우개, 음악 이 필요하다고 쓰여있다.
이 책에는 그림마다 무슨 색 물감을 썼는지, 몇 호 붓을 썼는지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문센 첫 날에 문방구에서 파는 '화홍 붓 세트'랑 전문가용 수채화 물감이라 쓰인 것들 중에 가장 저렴한 '신한 20색 12ml 물감'을 샀기 때문이다.
'나중에 잘 그리게 되면 물감도 붓도 팔레트도 더 좋은거 살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물감'은 무조건 좋은 것을 사는게 맞는 것 같다.
  내 물감으로는 색상표를 보면서 색을 아무리 열심히 배합해도 책에 나온 컬러를 내기가 어려웠다.
책에서는 '미젤로 골드미션 34색'을 위주로 사용하고, 몇 개의 '홀베인 HWC 물감' 과 '신한 SWC 물감'을 사용한다. 
(특히 홀베인 shell pink는 진짜 갖고 싶은 색이었다.)
어쨌거나 물감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사는게 옳다.
게다가 이게 수채화라 물감을 정말 째끔만 쓰는데, 나는 지금 신한 물감을 평생 써도 다 못쓸 판이라 정말 난감한 상황이다.
12ml로 살 이유가 없다. 그냥 7.5ml짜리 가장 작은거 사도 된다. 그래도 평생 쓸거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종이 이야기를 하자면, 책에서는 300g 이상의 수채화 용지나 머메이드지를 추천하고 있다.
나는 문방구에서 산 '수채화 전문가용(?) 모닝글로리 스케치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것은 200g 짜리였다. 그래서 물 조절을 잘 못하면 종이가 막 물에 뿔어서(?) 이상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아마 화방에 가지 않는 이상 300g짜리 용지의 스케치북을 사기엔 어려울 듯 싶다.
그래서 스케치북은 대충 연습하고, 진짜 카드 만들고 싶은 것은 '컬러 머메이드지'라고 A4용지 크기로 나오는 용지를 사서 이용했다.
머메이드지는 종이가 일어나도 특유의 종이 결이 있어서 잘 티가 안나서 좋았다. ㅋ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초보여도 물감은 좋은 것으로 사라! 스케치북은 300g 이상의 종이로 사라! 가 되겠다.



  스케치를 끝내고 나면, 이렇게 순서대로 어떤 물감을 몇 호 붓으로 어떻게 칠하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초보중에 왕초보라 그런지, 이 설명들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다.
막 '밥 아저씨'처럼 친절하게 동영상으로 설명해주면 좋겠다.
아… 그리운 밥 로스 아저씨 ㅠ
나중에 유화에 도전하게 되면 밥 아저씨 영상보면서 풍경화 좀 그려봐야겠다. (참 쉽죠? 하면서….)





라나의 작품 전시



  모아 놓고 보니, 뿌듯하다.
아직 책에 있는 그림들을 모두 그리진 못해서 꾸준히 그려나가는 중이다.
하루에 한 장씩 부담을 가지지 않고 조금씩 실력을 쌓아가고 있달까.
사실 첫 날 그린거나 가장 최근에 그린 것이나, 별 차이는 없지만….



  이 그림은 스케치한 것 중에 꽃잎 하나를 빠뜨리고 채색하다가 다 색칠하고 알았다.
그래서 대충 붓을 헹구고 분홍색을 칠했더니, 꽃 잎 하나가 썩은 색이 되었다. 

옥에 티라고 해두자. 껄껄껄.



  위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화장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집 화장실에다가 안내문 써 놔야겠다. 어차피 나만 보겠지만. ㅋㅋㅋ
여기까지는 책에 나온 그림들이고, 아래는 나의 예술적 재능을 자유롭게 펼친 작품들이다.
책을 따라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아티스트적인 감수성이 자라나서, 근본없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그래도 발이 네 개인 사람치고는 잘 그린 편이라 생각되어서 올려본다.



  배에 있는거 얼룩무늬 아님. 그림자임.
그리고 얼굴은 물이 많았는지 종이가 막 우그러졌다. 아쉬움.
하지만 똥꼬는 이쁘게 나와서 흡족하다.



  그림 그린다고 강아지 계속 못 움직이게 하느라 힘들었는데, 나중에 친구가 말해줬다.
"그냥 사진을 찍어서 그리면 됐잖아?"

그러네?

주인이 멍청하면 개가 고생한다.






  교양있는 취미가 생겨서 무척 흡족하다.
역시 책을 가까이 하고, 음악과 미술에 조예가 깊고 볼 일이다.

지성은 이미 겸비해 뒀으니 더 부러울 것이 무엇이랴.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