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시네마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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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이 일상에 확실히 있어요. 갈라진 틈새라고 할지, 지금 있는 세계하고 연속되지 않는, 이질적인 순간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풍경은 그걸 감지하는 센서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182p


육교 위를 오가는 행인이 뭘 보는 걸까 싶어 소년의 시선이 향한 곳에 눈을 준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저물어가는 하늘이 네모난 스크린 너머에 보일 뿐. -3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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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덮쳐오는 공포, 오랜 기억을 일깨우는 향수 <육교시네마> -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 이야기의 연금술사 ‘온다 리쿠’가 빚은 18편의 짧은 소설의 항연 


에드워드 호퍼의 동명의 그림을 모티프 삼은 <철길 옆 집>, 장편 《에피타프 도쿄》의 스핀오프 <나쁜 봄>, 일본 아마테라스 전설을 모티프로 풀어낸 <트와일라이트>,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오마주한 <측은>, 맑은 날에도 물방울무늬 우산을 쓰는 수수께끼의 남자 이야기 <비가 와도 맑아도>, 지방 은행에서 발생한 인질극을 담은 <평범한 사건>


여러가지맛의 과자를 골라먹는 듯한 느낌이었던 책이다. 온다리쿠의 특별한 단편집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것은 너무 짧고, 어떤것은 읭 스럽기도 하고, 어떤것은 기발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는 잡생각을 완전히 끊어내고 싶어서, 이런 특별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을 읽으며 정말 뜨끈한 머리가 식혀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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