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아가씨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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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야? 이 날씬하고 우아한 여자는 누구지?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입은 반쯤 벌리고, 눈을 크게 뜬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네 이게 내 모습이라고? 말도 안돼! -92p

그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감동에 휩싸여 마음속 가장 깊은 곳까지 흔들린 여자는 난생처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의 영혼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부드럽고 탄력있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단 한번의 체험만으로 무한히 커질 수 있고, 그 비좁은 공간에 온 세상을 담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111p

꿈처럼 흘러간 아흐레 동안 그녀의 자리를 차지했던 새로운 존재, 그녀와 똑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졌던 가공의 존재, 비현실적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이었던 폰 볼렌 양이 여자안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227p

행복감 역시 절정에 이르면 더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고통, 절망, 굴욕, 혐오,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그릇에 물을 부을 때 가득차면 더는 부을 수 없는 것과 같다. -234p

여자가 잠든 동안에 누군가 그녀의 눈에 독약을 뿌린 모양이었다. 그래서 독이 묻은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악의와 적개심으로 가득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모든 것이 추하고, 사악하고, 적대적으로만 보였다. 여자는 매일 아침 증오심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253p


이제 여자는 그 누군가가 절대로 될 수 없었다. 이것은 이별이 아니라, 죽음이었다. <우체국아가씨> - 📮

슈테판 츠바이크 소설답게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문장으로 너무 재미있게 며칠동안 읽었다. 🤎

크리스티네는 오스트리아의 한 작고 조용한 마을의 우체국 직원으로 매일 아침 같은 시간부터 같은 일을 하며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성실하지만 지루하게 살아나간다. 어느날 스위스의 한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부자이모를 만나고 난 후, 갇혔던 세상에서 새로운 달콤한 돈맛의 세상을 맛본다.

이 소설을 읽을때, 드라마 <종이달>도 같이 봤다. 🌙

하루아침에 가난에 찌든 모습에서 변신하여, 비현실적인 자신의 모습을 현실이라고 착각하며, 꿈같은 상황에서 현실로 돌아온 모습을 비관하고 실망 낙담하는 마음을 보이는 것이 비슷했다. 그리고 돈을 횡령해서 가짜 행복을 사려고 하는 것도 말이다. 💰

역시 타고난 이야기꾼, 페이지터너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치 못했던 스토리로 최고 재미있었다 💚

살짝 동유럽 전쟁이 끝난후 버젼의 종이달이랄까?!

#우체국아가씨 #슈테판츠바이크 #빛소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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