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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스페인여자의 딸 /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 구유 옮김 / 은행나무
#beliciabooks #도서지원
돈의 단위가 도시규모를 띠기 시작했다. 물론 있을 때 이야기지만, 기름 한 병을 사려면 1백 볼리바르짜리 지폐로 탑 두채를, 가끔 치즈 한덩이라도 사려면 세 채를 올려야 했다. 가치없는 마천루. 그게 국가 화폐였다. 터무니없었다. -26p
영사관 문을 나서면서 유럽연합-스페인이라는 단어가 황금빛 글자로 각인된 그 작은 수첩을 열어보았다. 내 얼굴은 이제 내가 속하지 않은 영토와 연령에, 타인의 것이기에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불행의 역사에 속해 있었다. -247p
사방의 벽에 갇힌 채, 나는 내가 앞으로 되어야 할 여자의 일생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데 시간을 바쳤다. -251p
아우로라 페랄타에게 목소리를 주려면 그녀가 내 안에 녹아들게 하고, 내 머릿속 어렴풋한 그녀의 이미지에 근접해질 때까지 그녀를 흡수해야 했다. 아우로라 페랄타가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애도해야 함을 의미했다. 다시는 존재하지 않기. -308p
+
책을 읽는 내내 끔찍했다.
1980년대의 베네수엘라의 모습이란,
죽이고 빼앗는 정부기관, 약탈하는 조직들로 인해 집에서조차 아무도 안전하지 않고, 밖은 정글과도 같은 도시.
국가 무질서와 혼란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 스스로를 지켜야만 하는 곳.
죽은자들을 묻어줄수도 없고, 죽은자들에게서 조차 무언가를 훔쳐갈정도의 혼란의 시간.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어떠한 것도 구할수 없는 상황.
그곳에서 아델리아나 팔콘은 죽은 옆집여자 아우로라 페랄타의 스페인 여권을 가지고 제2의 인생을 계획한다.
사실 보통의 소설이라면 다른이의 신분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스토리를 메인으로 잡았겠지만, 이소설은 다르다. 두번째 인생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끝이난다.
자신의 삶을 바꿀수 밖에 없는 현실과 우연히 마주한 기회. 그렇지만 온전한 자신을 버리기전에 가족과의 추억과 잊고싶지않은 행복한 기억들을 담아놓은 듯한 이야기인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리속도 혼란스러웠지만,
덮고나니 지금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해당도서는 @ehbook_ (은행나무출판사)의 서평단 활동으로 지원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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