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1
홍석중 지음 / 대훈닷컴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회사 아저씨한테서 황진이 1,2권을 빌려서 읽었다. 1권을 읽고나서 2권을 빌리는데까지 거의 두 달이 걸렸기 때문에, 지난 토요일 2권을 펼치면서 지난 이야기가 기억이 날까 잠시 의심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바로 황진이의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었다. 홍석중의 문장이란! 어쩜 저리도 일상적인 얘기를 저렇게 재미있게 표현해낼 수가 있담? 게다가 천천히 소리내어 따라 읽으면 사설을 풀어놓는듯한 말의 리듬이 느껴진다.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북한 용어들이 간간이 섞여있었지만 전체적인 글의 맛을 떨어뜨릴 정도로 의미가 통하지 않는 일은 없었다.

난 황진이를 읽으면서 내심 사람으로서의 황진이가 아니라 '영웅'으로서의 황진이를 바랬나보다. 상황이 점점 비극으로 치닷는 속에서도 이제 곧 황진이가 뭔가 기지를 발휘하여 극적으로 상황이 해결되겠지라는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었다.

결국 어쩔 수없는 양반들의 위선과 거짓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이 나는 부분에서는 그러한 상황을 만든 그 양반놈보다도 어리석게 실마리를 제공한 황진이가 더 밉고 야속했다.

역시 사랑을 하면 안되나보다. 수많은 남의 사랑을 가지고 놀며 조롱했던 황진이가 자기자신의 사랑을 자각하자마자 그처럼 어리숙하고 나약한 존재가 되어버리다니. 제 3자로서 보는 것은 뭐든지 쉽고 명확해보여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사랑의 속성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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