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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쟁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1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조 홀드먼의 대표작으로 ’74년 출간되어 휴고상, 네뷸러상, 디트머상을 수상한 끝장나는 작품이다. 물리/천문학 학사, 베트남 징집병 출신인 작가가 쓴 반전소설이자 자전적 소설이다.
20세기 말 인류는 콜랩서(웜홀과 비슷한 역할)를 발견하여 외우주로 식민지를 세우게 된다. 그러던 중 외계인과 접촉, 전쟁이 시작되고 주인공은 징집병으로 끌려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개념이 너무 낯설어서 이상한 느낌이다.
거리 단위는 툭하면 AU(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로 표기하고, 아광속으로 비행하다 보니 `함내시간`이란 표현도 쓴다.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미사일 발사가 3일전에 있었고 응사를 몇시간 전에 했단다. 결국 1,000만 킬로미터 밖에서 요격을 했는데 바로 옆에서 폭발한 것과 마찬가지래(...) 이것이 우주스케일이구나.
옛날 SF를 볼때 가장 거슬리는 것은 전화와 팩스다. 시대 배경은 분명 미래인데(소설을 보고 있는 현재를 기준으로도) 컴퓨터가 없어서 팩스로 정보를 주고 받고, 전화는 무조건 교환수를 거쳐야 연결이 된다.
소설을 쓸 당시를 생각하면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상상도 못한 물건이긴 한데, 현대에서는 너무나 당연한거라 그 이질감이 너무 심하다.
아광속으로 우주를 뿅뿅 날아다니지만 옆동네에 전화할려면 교환수를 2번 거쳐야 돼(...)
그러면 이 소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 소설 기저에 깔린 물리이론과 그것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상대성이론만 하더라도 아광속으로 비행하니 시간이 천천히 흘러 멀리 전투한번 치루고 오니 몇백년이 흘렀다. 끝. 이 수준이 아니라 그리니치시(지구표준시)와 함내시간으로 시간을 분리해서 생각하며, 가속기간 동안의 고중력하 생활, 아광속상태의 등속항해 기간 중 생활, 감속기간 동안의 생활등등 실제로 그 상황에서 벌어질법한 일이 소설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거 진짜 대단한 부분임.
그리고 행간의 활용. ‘(전략)왜 그 짓을 하고 싶을 때는 지친 여자만 만나고, 이쪽이 지쳐 있을 경우엔 꼭 밝히는 여자만 만나게 되는 걸까? 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 굴복했다.’ 이걸로 한 장면이 끝. 이런걸 작품 전반에 깔아둠으로써 이야기가 느슨해지는걸 막아준다.
이렇게 하드보일드한 하드SF 주제에 엔딩은 또 로맨틱하다. 고전SF 특유의 로맨틱한 감성이 남아있는 엔딩임. 뻔하다면 뻔한 엔딩임에도 마지막 문단보고 눈물이 찔끔 나버렸다. ㅋㅋㅋ 그전에도 반해있었는데 엔딩보고 한번 더 반함.
인터스텔라의 로맨틱함은 좋아했지만, 그 개떡같은 과학적 오류에 짜증났었다면 이 책 분명히 만족할거다. 나의 SF순위 1위였던 ‘유년기의 끝’을 압도적인 점수차로 눌러버리고 1위로 올라간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