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힘내라는 말 대신』
-바닷마을 보건소에서 마주한 당신을
울고 웃게 할 삶의 이야기들
강관우 에세이 / #히읏
.
.
🔖사람을 보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전부가 아닌데. 이게 다가 아닌데. 사람이 갈등보다 귀한데. 저게 끝이 아닐 텐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 사연이 별 볼 일 없는 '아무 사연'은 아닐 텐데. 아무도 몰라주는 저 감정들은 누군가는 알아줘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귀하니까. p110
.
.
📖 병원 오픈시간 한-참 전, 마을버스 첫 차를 타고 나와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보며 놀랐던 적이 있다. 보통 몸이 아파 방문하는 병원에서의 진료와 진찰, 약처방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길래 서두르셨을까,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강원도의 한 보건소에서 3년 동안 근무했던 때의 기록인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진료실안의 풍경을 그려볼 수 있었다. 가지각색의 삶과 아픔이 몰려드는 곳. 어둡고 무거운 사연을 마주하면서 피로했을 법도 한데, 몸의 증상뿐 아니라 그들의 사연에 귀기울이는 의사, 위로의 방식을 고민하는 의사, 섣불리 매듭 짓지 않고 "어르신,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신가요?" 한 마디 더 건네야겠다고 다짐하는 의사, 환자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는 의사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와 행동이 약 중에 최고의 처방약이 아니지 않을까, 싶으면서 그저 독자로서 읽는 행위를 하는 건데도 따뜻한 치유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
.

🔖진정한 위로란, 낼 힘조차 없는 당신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네 곁에 있겠다 말하는 일. 나의 말을 줄이고 당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죽지 못해 사는 당신에게 살아 건승하라는 말 대신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일. p44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
#힘내라는말대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 사람은 살지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 사람은 살지』
김종광 / #교유서가
.
.
🔖2013.9.25 젊은 시절에도 애교를 피우고 응석을 부리며 살기는커녕, 무서워서 절절매고 남편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삶이었다. 늙으면 대우받으면서 살겠지 했는데, 늙은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일이 연속극처럼 펼쳐진다. 늙으면 애가 된다는 속담이 절실히 와닿는다. P121
.
.
📖충남 안녕시 육경면 역경리에 사는 기분과 남편의 이야기. 과거 기분의 일기와 현재 시점이 오가는 소설이다. 20대 초반에 결혼해 허구한 날 앓으면서 아이 셋을 낳고, 농사일, 윗동서들의 허드렛 일, 남편의 성화를 받으며 살았던 그 시대의 어느 여인의 삶. 내 몸이 아픈 건 뒷전이다. 그저 자식 걱정, 또 자식 걱정. 자식 일이 잘 안풀려도 자기 탓, 손주가 아파도 자기 탓. 며느리 눈치, 급구 말리는 자식들 성화에도 기어이 밭에 나가 몸을 쓴다. 그렇게 다시 도돌이표, 앓아누울거면서.

시골풍경을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인데 나는 지금 시골에서 살면서도 계절을 느끼는 것 말고 풍경을 세밀하게 들여다보지 못하는 까닭이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책속에는 그런 것들이 고단하게 자주 등장한다. 농삿일은 왜이리 바쁘고 손이 많이 가는 건지. 당장 우리집 앞 밭만 봐도 그렇다. 하루가 다르게 무언가 달라져 있고 자라고 있는데 나는 딱 그정도만 보고 알 뿐이다. 하지만 '감정'이란 것은 어떻게 이토록 코앞까지 다가오는 것일까. 읽는 내내 속이 상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역도 환경도 사람도, 삶의 방식도 모두 다르겠지만 꼭 내 부모의 일부를 본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자식으로 산지 35년차, 내가 부모가 된지 겨우 9년차인지라 마음의 기울기는 소설 속 기분에게가 아니라 그의 삼남매에게 이입된다. 엄마, 아프면 그냥 쉬어. 엄마, 좋은 거면 그냥 엄마 먹어. 엄마, 나는 괜찮아, 왜 안 믿어. 그럼에도 그게 어떤 마음인지 아니까 매번 울컥하게 된다. 나는 엄마만큼 내 딸한테 못 해, 아니 안 할 거야, 어깃장을 놓아보지만 언젠가 밍찌가 이 책을 읽는다면 자기 엄마의 모습을 보려나. 그게 무서워서 꽁꽁 숨겨두고 싶었다.
.
.
🔖키가 작은 것도 내 탓, 아픈 것도 내 탓. 부족한 엄마는 원망투성이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은 게 아닌데, 나도 하고 싶은 일, 꿈이 있던 젊음이 있었다. 늙고 병들고 망가진 모습, 나 자신도 싫다. P281

✔교유서가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gyoyu_books
.
.
#산사람은살지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누네즈 / #엘리
.
.
🔖"과거에 존재했던 것에 대한 향수도 충분히 고통스럽지만 과거에 존재한 적이 없는 것에 대한 향수는 그야말로 고문이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게 진실이란 건 알지. P76
.
.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에서는 두 친구와의 관계와 심리에 치중해서 읽었다면 이번 책은 1968년 격동의 미국사회의 흐름과 변화, 그 시절을 살아가는 여성인물들의 삶을 조명해볼 수 있었는데 이야기의 중심축인 앤과 조지가 뉴욕 바너드대학에서 룸메로 만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미국사회 상위계급에 속하는 부르주아의 외동딸 앤. '흑인으로 태어났으면'하는 소망을 비치며 특권층의 삶을 진저리칠 정도로 증오하고 부모를 혐오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내던지는 것조차 누군가에겐 조롱거리가 되고 말지만 그럼에도 따지지 않는 순수한 호의는 교도소에서도 지속된다. 부러지면 부러졌을 지언정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반하는 것들에 어떤 타협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만신창이고 지쳐있던, 딸의 뺨을 힘껏 때리던 엄마, 떠나버린 아버지, 생활고에 쌍둥이 동생을 이모 집으로 보낸 조지. 둘은 가정환경도, 성장배경도, 삶을 관망하는 시선이나 외모와 성격까지 무엇 하나 닮은 점이 없었지만 서로에게 가장 친밀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대학을 중퇴하면서 각자의 길을 가는데... 물리적거리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매사 애쓰며 살아가던 둘은 사소한 싸움으로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지고... 어느 날, 조지는 신문에서 경찰을 살해한 앤의 기사를 보는데...

6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은 이들의 40년 가까운 세월을 조지가 화자가 되어 서술한다. 이야기속에는 조지의 주변 여성인물들도 등장해서 각기 어떤 모습으로 시대를 통과하는지 보여준다. 사랑과 우정, 마약과 섹스, 가난과 폭력, 난무하는 상실과 한번씩 고개를 삐쭉 내미는 희망같은 것들. 그렇게 살아내고 살아지는 여성의 삶들. 누군가는 혼자인 삶을 이어가지만 엄마가 된 조지에게서 느꼈던 감정은 묘한 동질감이자 슬픔이었다. 마치 기성세대를 보며 "나는 저들처럼 살지 않을 거야." 특히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던 딸들이 자라 엄마의 나이가 되었을쯤 자식에게서 느껴지는 그 눈빛, 지난 날 그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봤던, 나를 마주하는 심정이었달까. 누군가는 마냥 철없고 미친 것 같았고 누군가는 한없이 딱했으며 괴롭기도, 아프게도 했던 이 사람들이 분명 허구만은 아닌 것을 알기에 이 일대기가 마냥 '그 부류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어디선가 또 계속 되고 있겠지, 싶어서 한편으론 먹먹하기도 했다.
.
.
🔖"너희는 편안하게 살잖니, 우린 직접 참여했고, 정치에 대해 걱정했지. 우리에겐 이상이 있었고, 우린 대의명분을 위해 싸웠어. 그때 우리가 그 모든 걸 이루어놓지 않았더라면 너흰 지금의 권리들과 특권들을 누릴 수 없었을 거다." P251

🔖"굴욕의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것이 어떻게 사람에게 최악이 아닌 무언가를 끌어낼 수 있단 말인가? 이성의 박탈이 어떻게 진실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겠는가? 베유의 관념, 앤과 그 동지들의 관념, 못 가진 자가 신에게 더 가까우며 오직 그들만이 삶의 진실을 알고, 그들의 정신은 그들의 비참한 처지, 선망과 모방의 대상이 되어야 할 그 처지에 이르러본 적 없는 다른 모든 이들의 정신보다 위대하다는 관념ㅡ이 관념은 나와 전혀 맞지 않았다. 나는 그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빼앗긴 자들, 노예들과 매춘부, 미치광이들과 전과자들에 대한 찬양ㅡ그게 무슨 도움이 될까? P366

🔖사랑. 아이들. 희생.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그렇다, 우리는 주저 없이 기차에 몸을 던질 수도 있다. 기차가 지나가면 자식들은 우리의 몸을 넘어갈 것이다. P600
.
.

✔엘리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
#그부류의마지막존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러의 일 -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컬러 시리즈
로라 페리먼 지음, 서미나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컬러의 일』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로라 페리먼 지음 / #윌북
.
.
🔖이 책은 색이라는 매혹적인 세계에서 길을 안내하는 최신 지침서다. 이 책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100가지 색을 살펴보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산업 공정부터 소셜미디어 열풍가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서 색이 어떤 의미를 갖고 역할을 하는지 다룰 것이다. P6
.
.
📖 색의 기초 이론부터 색채 심리학/ 중요한 인물들, 주요 용어를 살펴본뒤 본격적으로 각각의 색 프로필로 다양한 색을 만나볼 수 있다.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분홍&보라/흰색&페일/회색&검정/갈색

크게 9가지로 나누어 특징을 설명하고 세부적으로 10~15가지 색이 색상표가 아닌 예술/디자인/문화에서 등장한다. 명화나 포스터, 건축물과 현대회화, 조각작품, 패션 등.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 "색의 기원에서 시작해 발전 과정, 역사적 쓰임새, 오늘날의 상황까지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펴보고, 현시대에 유용한 제안"까지 두루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색을 다루는 것을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겠지만 일상에서 색의 힘이 필요하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좋아하던 색을 먼저 찾아 읽거나 생소한 이름의 색을 처음 마주하는 신선함도 있었고, 기분에 따라 색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타입이라 그런지 '색채 심리학'부분이 흥미로웠다. 아마 내가 느끼는 기분의 '환기'도 이런 맥락이지 않을까 싶었다.
.
.

🔖빛의 파장은 눈으로 들어와 뇌로 전달되고 '내분비샘을 관장하는 시상하부에 도달해 호로몬을 생산하고 분비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각각의 색(파장)은 뇌의 특정 부위에 초첨을 맞추기에 그에 맞는 심리학적 반응을 환기하고 생리학적으로도 변화를 일으킨다.' P34

🔖중요한 내용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일렉트릭 블루를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브랜드 홍보나 UI/UX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며, 안정적인 짙은 남색 바탕으로 톡톡 튀는 일렉트릭 블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손쉬운 사용을 위해 사용자가 입력해야 할 부분이나 버튼에 강조색을 배치하고 글씨나 그래픽은 보색인 강렬한 바이올렛으로 보완할 수 있다. P196_<일렉트릭 블루Electric Blue>

.
.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
.
#컬러의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마텔 / #작가정신
.
.
🔖세상을 등지고, 신을 등지고 뒤로 걷는 것이 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반발하면서 걷는다. 인생에서 소중한 모든 것을 빼앗긴 마당에, 반발 말고 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 P22
.
.
📖"사랑을 잃은 우리는 무엇인가?"

▪️1부, 집을 잃다 : 1904년의 토마스는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흔들리지 않는 토대와 무너지지 않는 천장으로 된 집"같은 존재였던 아들, 아내, 아버지를 차례로 잃는다. 그는 신에게 반발하듯 뒤로 걸으며 숙부의 자동차를 얻어 율리시스 신부가 만든 십자고상을 찾아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향한다. 상실이 원천인 분노를 가득 품고서. 그 여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광기에 도취되어 자신을 어떻게 갉아 먹고 있는지 모를 토마스에게 연민이 일렁인다. 하지만 그에게 연민이 무슨 필요겠는가, 광기든 분노이든 간에 그의 슬픔에 비할 것은 아무 것도 없어보였다. 가장 거친 호흡으로 읽은 1부였는데 토마스가 겪는 일련의 일들이(이미 더한것도 겪었지만) 역경처럼 느껴져 금새 고단했기 때문이다. 정말 등산하는 기분으로 진이 빠지는 채로 한 줄, 한 줄 나아갔다. 그처럼.

"그가 흐느끼는 이유는, 이유는, 이유는."

▪️2부, 집으로 : 1938년의 병리학자 에우제비우에게 사고로 떠나보낸 아내와 이름이 같은 노부인이 찾아온다. 마리아가 들고온 옷 가방 안에는 남편 라파엘의 시신이 들어있다. 부검을 의뢰하며 남편이 '왜 죽었는지'가 아닌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그의 몸에서는 온갖 기이한 것들이 나온다. 발꿈치에서부터 토사물이, 허벅지에서 동전이, 성기에서 피리 조각이... 다른 신체부위에서도 물론 상상할 수 없는 물건들이, 흉부와 복부 안에서는 침팬지 한 마리와 갈색 새끼곰이 나온다. 마리아는 모든 물건을 가방에 옮기고 자신의 집으로 직접 들어간다. 이 자체로 괴이한 이야기가 이목을 끌기 충분하지만 개인적으로 에우제비우의 아내(마리아)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과 복음서에 대해 말할 때 더 긴장감을 더했다.(심장이 두근둑은뚜근)

"여기가 집이야, 여기가 집이야, 여기가 집이야."

▪️3부, 집 : 1981년의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는 아내와 사별후 동료의 배려로 오클라호마 주 의회 초청에 여행차 응한다. 그곳에서 그는 영장류 연구소에서 '오도'를 만나고 만 오천 달러에 구입한다. 피터는 캐나다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오도와 함께 살기 위해 조상의 고향인 포르투갈로 향한다. 비행기와 자동차, 여러 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는 길은 순탄치 않지만 묘한 안정감이 흐른다. "오도의 곁에서 느끼는 강렬한 고요가, 무슨 일을 하든 생각에 잠긴 더딘 움직임이, 대단히 간결한 수단과 목적"이 그의 삶을 차지해버리고 그들의 생활은 "시간을 짜고 공간을 조각하는" 평온한 날들로 이어진다.

"오도는 지금까지 그것을 찾아왔고, 마침내 그것을 발견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세가지 이야기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접점이 생긴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모두 엮여있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반대로 차이점은 그 상실과 절망감을 안고 어떻게 삶으로 연결해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이야기속에 녹아있는 죽음-삶의 통찰은 사실과 허구를 분간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철학적이고 종교적이며 동시에 다분히 아이러니하다.

단편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매혹적인 이야기지만 세편을 하나로 단단하게 끌고 가는 얀 마텔의 필력에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는데, 모두가 향했던 그 곳, 내 나름의 기대와 상상으로 그려냈던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마지막까지 이야기의 끈을 잡고 있던 얀 마텔이 비로소 보여주는 그 산은...
.
.

🔖신앙과 이성을 결합시키는 것이야말로 현대의 원대하고 항구적인 도전이 아니겠어요? 우리의 삶을 신성함이라는 머나먼 한 가닥 빛에 뿌리내리기란 참으로 어렵지요ㅡ참으로 비이성적이고요. 신앙은 장엄하지만 비실용적이에요. 사람이 어떻게 일상적인 생활에서 영원한 개념을 실현할 수 있겠어요? 합리적인 게 한결 더 수월하죠. 이성은 현실적이고, 보상이 빠르고 그 작용은 명확해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성은 맹목적이지요. 이성은 그 자체로는 우리를 어디로도 이끌지 못해요. 역경을 앞두고는 특히 그렇죠. P200
.
.
✔서평단에 지원하여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
#포르투갈의높은산
#소설추천
#파이이야기 가 시급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