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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코리안 티처≫
서수진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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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여성 심사위원이 뽑은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 소설이며 한겨레 문학상의 스물다섯 번째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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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H대 한국어학당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네 명의 코리안 티처.
선이, 미주, 가은, 한희 그리고 학생들과 유쾌하고
명랑한 캠퍼스 생활을 그린 소설이............ 아니네,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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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돈을 안 주면 선생님에게 다시 말해요.
받을 수 있어요. 받을 거예요. 선생님이 싸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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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그녀들이 싸워야 했던 건 깊이 뿌리내린 것들,
으레 그래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들.
암묵적으로 동의한 한국의 관행 내지 관례.
그 안에 껴 맞추고 간신히 살아내고 있는
여성들의 일하는 이야기.
모국어로 삼고 있는 언어가 이렇게 낯설었는지
새삼 놀래가며 네 명의 코리안 티처들의 인물 묘사나
생존이 걸린 상황이 리얼하게 표현돼 씁쓸했다.
분명 처절하게 싸운 것 같은데 제자리걸음으로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는 기분, 나아지는 게
하나 없는 느낌... 이었다면 나의 오판일까.
그럼에도 어떻게든 버티며 살아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을 보며 아직 끝이 아니야,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어디선가 어느 독자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닿길 바라본다.
그것이 위로든, 응원이든 간에
어떤 형태로든 '끝내 살아남는 것'에 대한 존엄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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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는 왜 이유 문법이 많을까?
가은도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유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가은은 생각했다. 왜? 도대체 왜?
왜 그렇게 된 거야? 이유가 뭐야?
이유가 있을 거 아냐?
결과가 있으니 원인이 있는 게 당연하잖아?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다 보니 이렇게나 많은
이유 표현이 생겨난 거 아닐까.
결과 표현은 '-(으) ㄴ 결과', '-(으) ㄴ끝에',
'-(으) ㄴ 나머지' 정도로 적은 걸 보면 정작
결과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는 건가.
이미 벌어진 일에는 순응하면서도, 그 일의 이유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언어.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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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는데 왜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해?"
여자가 열심히 일하는 것은 돈을 잘 못 버는
못난 남편을 두었다는 증거라는 듯이.
남편이 돈을 잘 번다면 여자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자아실현을 위해 하는 거죠."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장 좋은 대답은
이런 식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였다.
사실 한희는 돈을 위해 했다.
당연한 얘기였다. 돈을 벌려고 일하지,
자아를 실현하고 싶었으면 연구를 계속했을 것이다.
생존이 걸려 있으니까 열심히 일했다.
p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