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9
주디스 커 지음,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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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데려 왔다.
남편과 지원이에게 이 책을 쥐어 주고서 나는 내 책을 고르느냐
몇바퀴 더 돌고 테이블로 돌아 왔을때,
남편왈 ˝이거 뭐야ㅋㅋ어이없어ㅋㅋ근데 지원이가 엄청 재밌어해!˝ 뭔소리여.. 어이가 없는데 애가 재밌어 한다고?.? .
.

집에 와서 지원이를 재우고 그제서야 책을 펴봤고 갸우뚱? 했다.
다음날 지원이와 함께 읽었더니 뭐가 재밌다는건지 알 수 있었다.

소피라는 소녀의 집에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
지원이는 초반부터 흥분한다.
˝누굴까!!! 누구지 엄마??˝ (사실 호랑이인걸 이미 알면서도
다른 이름을 몇개 부른다. 아이한테는 이게 곧 재미다)

호랑이는 집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먹고도 모잘라
수돗물까지 다 마셔버린다. 퇴근 후 아빠의 저녁식사거리까지-
두번째 재미는 이 부분이었다. 호랑이가 다 먹어치우는
익살스런 장면들!
그런 모습에 소피는 호랑이를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지원이도 역시 모자라면 자기것을 나눠줘야 된다며 나선다;

퇴근 한 아빠가 돌아왔을때 호랑이는 가고 없었고
모녀가 자초지종을 설명 하니 아빠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외식을 하러 가자 했다. 정말 좋은 아빠 아닌가?
다음날 소피는 엄마랑 장을 보러 가서 호랑이 먹이를
따로 산다. 호랑이가 또 올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호랑이는 다시 오지 않았다..가 결말이다.
남편과 내가 웃었던 부분이 결말이었다.
응? 왜 안와? 와야될거 아냐!! 먹이도 따로 샀고만!!ㅋㅋ
지원이에게 호랑이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해줬더니
수긍하지 않는다.
˝아니야..또 올거야..😢😢˝
요즘 책이나 티비를 보면서 어떤 장면에서는 훌쩍훌쩍 울기도 하는 이 감성 터진 3살 딸래미를 위해서라도
˝그래! 지원이가 기다리니까 또 올거야˝ 라고
말할 줄 아는 엄마가 됐다.

호랑이용 통조림을 사는 모습에서 소피의 순수한 마음과
온 집안을 난장판을 만들고 가는 호랑이에게 손 번쩍하며 배웅하는 엄마의 따듯한 마음을, 퇴근 후 다시 나가야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아빠의 넉넉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어른들까지 상상력 발동 시키는 이 책을 어찌 안좋아 할 수 있을지. 포근한 그림체와 입에 착 붙는 문체도 매력적이다.
호랑이라는 커다란 존재에 이 가족이 받아 들이고
행동하는 모습이 멀리 보자면 지금 내가 배워야 될 게 아닌가 싶다.

그림책 한권에 우리 세식구가 깔깔깔 하며 웃은 추억이
소피가 호랑이와 함께 한 시간도 그런 기분 좋은 추억이겠지.
이 모든 즐거움의 감사함을 엉뚱하고 먹성 좋은, 볼때마다 미소 짓고 있는 호랑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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