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데려 왔다.남편과 지원이에게 이 책을 쥐어 주고서 나는 내 책을 고르느냐몇바퀴 더 돌고 테이블로 돌아 왔을때,남편왈 ˝이거 뭐야ㅋㅋ어이없어ㅋㅋ근데 지원이가 엄청 재밌어해!˝ 뭔소리여.. 어이가 없는데 애가 재밌어 한다고?.? ..집에 와서 지원이를 재우고 그제서야 책을 펴봤고 갸우뚱? 했다.다음날 지원이와 함께 읽었더니 뭐가 재밌다는건지 알 수 있었다.소피라는 소녀의 집에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지원이는 초반부터 흥분한다.˝누굴까!!! 누구지 엄마??˝ (사실 호랑이인걸 이미 알면서도 다른 이름을 몇개 부른다. 아이한테는 이게 곧 재미다)호랑이는 집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먹고도 모잘라수돗물까지 다 마셔버린다. 퇴근 후 아빠의 저녁식사거리까지-두번째 재미는 이 부분이었다. 호랑이가 다 먹어치우는 익살스런 장면들!그런 모습에 소피는 호랑이를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본다.지원이도 역시 모자라면 자기것을 나눠줘야 된다며 나선다;퇴근 한 아빠가 돌아왔을때 호랑이는 가고 없었고모녀가 자초지종을 설명 하니 아빠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외식을 하러 가자 했다. 정말 좋은 아빠 아닌가?다음날 소피는 엄마랑 장을 보러 가서 호랑이 먹이를 따로 산다. 호랑이가 또 올지도 모르니까.하지만 호랑이는 다시 오지 않았다..가 결말이다.남편과 내가 웃었던 부분이 결말이었다.응? 왜 안와? 와야될거 아냐!! 먹이도 따로 샀고만!!ㅋㅋ지원이에게 호랑이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해줬더니수긍하지 않는다.˝아니야..또 올거야..😢😢˝요즘 책이나 티비를 보면서 어떤 장면에서는 훌쩍훌쩍 울기도 하는 이 감성 터진 3살 딸래미를 위해서라도˝그래! 지원이가 기다리니까 또 올거야˝ 라고 말할 줄 아는 엄마가 됐다.호랑이용 통조림을 사는 모습에서 소피의 순수한 마음과온 집안을 난장판을 만들고 가는 호랑이에게 손 번쩍하며 배웅하는 엄마의 따듯한 마음을, 퇴근 후 다시 나가야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아빠의 넉넉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어른들까지 상상력 발동 시키는 이 책을 어찌 안좋아 할 수 있을지. 포근한 그림체와 입에 착 붙는 문체도 매력적이다.호랑이라는 커다란 존재에 이 가족이 받아 들이고행동하는 모습이 멀리 보자면 지금 내가 배워야 될 게 아닌가 싶다.그림책 한권에 우리 세식구가 깔깔깔 하며 웃은 추억이소피가 호랑이와 함께 한 시간도 그런 기분 좋은 추억이겠지.이 모든 즐거움의 감사함을 엉뚱하고 먹성 좋은, 볼때마다 미소 짓고 있는 호랑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