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한 말: <사랑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이유는 늘 두 사람이 서로가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원하게 되기 때문이지.> 이 말의 의미는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시그리드 누네즈, 『그해 봄의 불확실성』..최근에 전세계인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코로나 시기, 봉쇄 조치로 인적이 드문 뉴욕의 맨하탄 배경으로 지인의 반려 앵무새를 돌보는 중년의 소설가인 화자와 대학생 베치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해 봄의 불확실성』 타인의 대한 불신과 불안함이 만연하던 때에 이들의 동거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매우 불쾌해 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나이도, 삶의 방식도, 공감대라곤 하나 없는 와중에 모두가 날이 선 시국까지 더해지지만 이들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진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빗장이 풀리고 작은 배려로 시작된 행동은 친밀감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순수한 행복을 선사하는 앵무새 유레카가 있다. 마치 산문처럼 읽히는 소설은 지난 팬데믹 시기에 우리의 모습을 회상하듯이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다. 그곳에 내가 있었고 나를 바라본 타인이 있었고 물론 당신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시를 지나오면서 우리에게 절실하고도 필요한 메세지를 상기시켜준다. 타인에 대한 적대감과 불신 그리고 공포. 이를 지혜롭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언제 어디서든 타인에게 건넬 수 있는 안부와 같다.그래서 늘 곁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필요한 존재로써 읽히기를 소망한다. ..『어떻게 지내요』,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에 이어 세번째 만남인 시그리드 누네즈. 건조한 문체 속에 스민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문장을 알고서부터 나는 종종 타인의 안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친절하라. 네가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 그리고 "어떻게 지내요? 이렇게 물을 수 있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라고 썼을 때 시몬 베유는 자신의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는 그 위대한 질문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같은 문장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게 만드는 주문에 가깝다. 그러므로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내게 또다른 사랑을 가르친 이 작가를...🔖실패한 사랑보다 왜곡되기 쉬운 서사는 없다.🔖불면증은 망각 불능에서 온다는 말도 있는데,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이 안난다.🔖요즘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떠날 때 꼭, 반드시 작별 인사를 해야만 해요...✔️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openbooks21@hyejin_bookangel #그해봄의불확실성#시그리드누네즈#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