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친화력이란?두 물질이 서로 만나 상호작용하여 새롭게 결합하는 현상을 뜻하는 화학 용어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대위와 오틸리에, 네 남녀의 관계를 비유하는 제목이다. 확 와닿는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의 교차하는 감정선을 좇다보면 꽤 재밌는 비유였다.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는 젊은 시절에 서로를 사랑했지만 뜻하지 않게 헤어져야 했다. 그리고 배우자와 사별 후 재혼한 부부다. 어느날 에두아르트는 샤를로테의 반대를 무릅쓰고 처지가 딱한 자신의 친구 대위를 집에 머물도록 불러들인다. 샤를로테도 마찬가지로 기숙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조카(죽은 친구의 딸) 오틸리에를 데리고 온다. 이렇게 네 남녀가 한 집안에 모였고 예상했듯이 사각관계가 형성된다.먼저 샤를로테와 대위는 서로의 감정을 알면서도 표현하기 보다는 절제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다. 반면에 오틸리에를 향한 에두아르트의 구애는 적극적이고 오틸리에 역시 뜨거운 열정으로 답한다. 두 커플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인물이 있다. 독일어로 중재자란 의미를 가진 미들턴은 끊임없이 결혼과 부부에 대해 설교한다. 전개 흐름상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미들턴의 설교에 누군가는 수긍하며 지키려하고 누군가는 저항하며 강경하게 행동한다. 미들턴의 주장 중 극히 일.부.만 발췌해보자."결혼이란 모든 문화의 출발이고 정점"이며 헤어져서는 안 되고,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므로 그에 비하면 하나하나의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불행이 이따금 덮쳐도 그 순간만 넘기면 "오래 지속되어 왔던 관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잇음을 알고는 행복해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서로 갈라서기에 충분한 이유도 없고 "인간이 처한 상황이란 게 원체 그때마다의 고통과 기쁨에 내맡겨진 것이어서 한 쌍의 부부가 서로에게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는 감히 헤아릴 수도" 없고 그것은 영원토록 짊어져야 하는 무한한의 빚이다.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파괴적 힘을 제어하려는 도덕률 사이에서 불안정한 관계를 드러내는 이 작품"이 괴테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는 것과 별개로 개인적인 감상은... 괴테판 막장 드라마라는 이미지를 쉽게 지울 수 없으나 그럼에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반짝이는 삶의 진리. 무엇보다 부부사이에는 맺고 끊음이 분명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물이든 상황이든 어느하나 공감가는 게 없어서 애정을 갖고 읽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미들턴이 주구장창 말하는 시대배경에서 보았듯이 현재에도 유지되는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의 해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