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내게는 증오할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곧 죽음이 방해할 것이라서 -남은 생이그다지 길지 않아서증오를 - 멈출 수 있었다 -내게는 사랑할 시간도 없었다 - 그래도애써야만 했으므로 - 조금만 애써 사랑하면 - 내게는 충분할 것 같았다 --에밀리 디킨슨,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이 책은 시인이 남긴 1,800여 편의 시 중에서도 그녀를 대표하는 명시들을 엄선해서 한권으로 엮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녀를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시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 문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사랑받는 에밀리 디킨슨. 사실 그녀의 시를 읽기 전부터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 평생 독신이라거나 은둔생활, 대인기피증 같은 이미지들이 더 강렬하게 와닿았던 적도 있다. 그럴땐 시들이 음침하고 낮은 슬픔이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단편적인 이미지들은 언제까지나 그녀의 시를 가로막지 못한다는 사실은 시를 읽으면 읽을 수록 분명해진다.시를 해석하며 의미를 좇는 독자는 아니기에 그저 읽는 행위에 충실한다. 그것만으로도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확고한 신념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강렬한 이끌림을 느낀다. 함성과 외침의 환청속에 탄성과 감탄이 오가다가도 어느 페이지 앞에서는 침묵을 지키기도 하지만 그냥 이대로도 좋다고 충분하다고, 만족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시알못은 그렇게 필사를 이어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시를 누리고 있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아는 전부는,사랑이 존재한다는 것뿐이다.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열차의 짐은철로가 견딜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너무 행복한 시간은 흔적도 없이사라져 버린다 - 고통은 날개가 없는 것인지아니면 너무 무거워 날지 못하는지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여러권 소장중이지만 이 책은 양장본에 300페이지의 분량에 주와 해설도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에밀리 디킨슨 입문자나 오랜 시간 천천히 즐기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크리스티앙 보뱅의 「흰옷을 입은 여인」은 마치 에밀리 디킨슨 자체로 시를 쓴 문장처럼 아름답다...🥹🔖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야심을 드러내며 무언가가 되고 싶어 할 때 그녀는 그 무엇도 되지 않고 이름 없이 죽겠다는 당당한 꿈을 꾼다. 겸손이 그녀의 오만이며, 소멸이 그녀의 승리이다. p33..✔️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eul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