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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평점 :
『말을 부수는 말』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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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란 실체가 아니라 행위다. p35
🔖권력은 억울함을 오역한다. p115
🔖빈곤은 돈이 없다는 뜻만이 아니라, 관계의 절재덕 소외 또한 뜻한다. p122
🔖각자의 정체성에 함몰되는 싸움이 아니라, 타자가 주체가 되는 투쟁을 통해 싸움의 영역을 넓힐수록 인권의 영역도 확장된다. p176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다움이 아니라 인간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생각이다. p272
🔖불편하지 않고 알아가는 진실은 없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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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만 있다면 서문부터 마지막 362페이지까지 몽땅 머릿속에 넣고 싶었던 책. 밑줄과 함께 근래에 필사를 가장 공들여했다.
▪️작가는 21개의 키워드로 정확하게 말하고 더 정확하게 부순다.
고통/노동/시간/나이 듦/색깔/억울함/망언/증언/광주/여성/증언/세대/인권/퀴어/혐오/여성/여성 노동자/피해/동물/몸/지방/권력/아름다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의 말보다 자본가의 말이 훨씬 높은 권위를" 갖는다. 선거철마다 납작 엎드리던 정치인들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말을 채 주워담기도 전에 등돌린다. 차라리 거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온갖 망언은 수시로 쏟아져 나온다. 보수/진보 따질것도 없고 '자유'를 중요시하는 누구는 입도 매우 자유분방하여 그의 입에서 탄생한 망언들은 이 책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발언이 왜곡되었으며 의도는 그렇지 않다며 억울해함 또는 기억이 안 남) 이렇게 경제력이 곧 발화권이 되고 남성 권력 중심 사회에서 권력이 어떻게 "언어의 개념을 지배"하고 "힘이 윤리를 지배"하는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어물쩡 넘어가는지 여실히 볼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점점 커지는 목소리와 삭제되는 목소리가 선명하게 구분될수록 가슴한켠이 답답한것도 사실이다. 자주 개탄스러웠으며 더 자주 울적했지만 애쓰는 마음들도 분명 존재했다. '증언'은 망언이 망각을 주도하지 않게 맞서며, 살아있음을 드러내려 자리를 박차고 나와 싸우는 몸들이 있었고 "타인의 서사를 이해하려는 태도"로 윤리적 변화를 만드는 목소리들도 있었다. 비록 고통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아름다움으로 이끌어내는 말들은 여러 화두를 던지며 파장을 일으킨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고통을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온다"는 시몬 베유의 말을 늘 되새긴다. 고통을 통과한 언어가 아름다움을 운반하기를. 그 아름다움이 기울어진 정의의 저울을 균형 있게 바꿔놓기를. 이 세계의 모든 고통받는 타자들이 관계의 대칭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의 주체가 될 수 있기를. p10_서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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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무심코, 별 생각 없이 사용"했던 표현들이 장애인을 비하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아찔했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의로운 슬로건이 가진 한계에서 동물권과 기후위기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 "타자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게 권력"이라면 관심이 없어도 괜찮음을 드러내는 것도 권력 행위라는 점에서 나를 돌아보았다.(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매우 뜨끔했다;) 나의 말들은 그동안 정말 무해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면 과연 리뷰를 끝마칠 수 있을까 싶고. 우선 "정확하게 말하려고 애쓴다는 것은 정확하게 보려는 것, 정확하게 인식하려는 것, 권력이 정해준 언어에 의구심을 품는다는 뜻"이라는 작가의 말을 늘 새겨야지, 매사 떠올려야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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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고통과 연대하고 권력에 저항하며 정상성에 균열을 내어 세상에 충격을 주는 행위. 저항과 연대에는 언제나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p9
🔖차별의 역사를 생각하면 언제라도 '너무 늦은'법이다 (중략) 정치는 사회적 합의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ㄷ 오늘이 바로 과거의 '나중'이었다. 인권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고 차별은 의견이 아니다. p179
🔖근본적으로 동물에게도 그러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인간이 겪는 수많은 차별과 폭력을 우리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비인간 생명에게는 '그래도 되는' 폭력이 존재할 때, 인간은 지속적으로 '진짜 인간'을 구별하려고 할 것이다. 인간중심주의는 동물과의 대비를 통해 누가 인간인지를 구체화하기 때문이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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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부수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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