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 민용준 인터뷰집
장성용 사진, 민용준 인터뷰어 / 진풍경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민용준 인터뷰집 / #진풍경
.
.
🔖물론 공통된 서사가 있다면 공감대는 더 커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공통된 서사가 있을 때 사람은 더 비장해질 수도 있는 법이기도 하고요. P53, <김보라 감독 인터뷰> 中
.
.
📖평소 티비나 유튜브 영상을 즐기지 않는 터라 스스로를 영상물에 취약한 인간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나마 나를 앉은 자리에서 몇시간이고 붙어있게 하는 매체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형식에 좀 변화가 있지만 텍스트로 만나는 "영화로운 언어들"도 영화만큼 환영하는데 이 인터뷰집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텍스트 이상의 역할을 했다.

인터뷰라고 하면 내겐 당사자끼리의 짜고치는(?) 대화이거나 또는 무엇을 홍보하기 위한 상업적인 수단처럼 느껴졌다. 그런 선입견을 어느정도 가진 내게 이 책은 새로운 감각을 선사했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사이에서 태어나는 시공간의 분위기와 감정이 전달됨은 마치 독자도 연결시키는 장치 같았달까. 물론 해당 영화를 관람하고 아니고의 영향도 끼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스펙트럼이 넓은 대화들을 보면서 설령 모든 영화를 관람했다한들 내가 이같은 질문들을 던질 수 있었을까, 싶었다. '질문과 답'이라는 틀에 박힌 공식에서 인터뷰어의 의견이나 해석은 미처 내가 가 닿지 못한 부분까지 데려가곤 했다. 분명 애정이 담긴 말이었고 그런 점들이 오히려 관람유무에 상관없이 영화를 새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영화의 끝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그렇게 영화의 시간은 또 한 번 이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내겐 충분히 그런 시간이었다.
.
.

🔖어쨌든 항상 중심에 사랑 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스토커>도 그렇고요. 그래서 왜 사랑 애기를 하느냐고 묻는 건 저에게 너무 싱거운 질문이 되는 거죠. 제가 새로운 일을 한 게 아니니까요. 이 세상 모든 일과 인간관계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모든 행복과 고통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P205, <박찬욱 감독 인터뷰> 中
.
.
몇가지 영화 얘기를 안할 수가 없지. "네. 이번에도 또 어김없이 로맨스 영화입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박찬욱 감독. 그의 대답을 듣고 로맹 가리의 말도 떠올랐다. "내 소설은 사랑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다고 했던. 그런 맥락(?)에서 보면 박찬욱 감독의 말이 꽤나 신뢰가 간다(ㅋㅋㅋ인정하면서도 일단 한번 웃는다ㅋㅋㅋ) 또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에서 박카스 할머니에 대한 설정과 묘사가 현장 취재없이 감독의 머릿속에 구축된 것으로 완성됐다고 하는데 이건 좀 놀랐다! 물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수님의 검증이 있었다지만 영화를 본 그날의 충격(?)보다 이 부분이 더 크게 와닿았다.
.
.

13명의 감독과의 대화, 이들의 공통점은 "한 차례 이상 여성 서사를 다룬 감독이라는" 것. 또 영화의 소재가 천차만별인만큼 그에 따른 세심한 고뇌와 성찰이 잇따른다는 것이다. 현장감이 없는 내게 이러한 깨달음은 러닝타임 2-3시간인 영화에서 수개월 혹은 몇년이상 준비를 마치고 관객에게 올리는 순간의 이들의 노력과 감정을 헤아려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zeen__scene
.
.
#어제의영화오늘의감독내일의대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