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보뱅 / #1984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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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했던 삶은 요약할 수 없는 삶이었고, 대리석이나 종이가 아닌, 음악 같은 삶이었다." p31

🔖행복은 분리된 음이 아니라, 두 음이 서로 퉁겨 튀어 오를 때 생기는 기쁨이라는 것이다. 불행은 당신과 상대방의 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탈할 때 찾아온다. 우리가 겪는 가장 심각한 분열은 다른 어디도 아닌 리듬에서 나온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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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시가 보여주는 인생의 여정엔 그녀만의 리듬이 있었다. 그건 더 완전히 가벼운 마음에 가닿기를 바라며 마법의 주문이자 혹은 비법과 암호처럼 수호천사와 함께 되뇌이는 말, "그 후엔, 그때 생각하자" 그리고 그녀가 이 주문을 내뱉을 때마다 내 귀에 울리던 맑고 경쾌한 소리, "티타티티타티, 티타티티타티"는 흥얼거리던 정체모를 허밍이었던가, 아니면 내 심장박동이었던가. 어쩌면 둘 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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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단에서 잡일하는 부부의 딸로 태어나 두 살 때 만난 진짜 늑대가 첫사랑인 뤼시. 서커스단이 멈추는 마을마다 성실히 가출을 일삼으며 수없이 자신에게 지어주었던 뻔뻔한 가명들. 가명과 우연히 마주쳤던 이들과의 짧은 만남과 성인이 되어서도 일말의 변함없이 보여주는 일관된 행보는 오히려 뤼시임을 증명하는 자유의 증거같았다. 뤼시의 뻔뻔한 가명들과 바흐를 뚱보라 부르는 것처럼 엉뚱한 새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서서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데 이 끄덕임은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내게 유효했다. "새로운 이름을 주는 것은 새 피를 수혈하는 것과 같다. 그건 사랑의 행동이며, 연인들의 특권이다." 이 특이한 습관은 어떤 관계에서도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이더라도 뤼시의 자유와 즐거움에 대해 구속하거나 강요할 순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만하면 사랑으로 충만한 인생이지 않나. 뤼시는 오로지 그녀 자신만 사랑했기에 어떤 굴레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따를 수 있었다. 친구나 연인, 심지어 부모,형제일지라도 뤼시가 말하는 바는 이렇다."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품은 사랑, 우리를 충분히 안다고 믿는 사랑에서 벗어나야만 성장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말히지 않을 것들을 할 때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아, 물론 늑대와 수호천사는 빼야겠지:)

읽는 내내 뤼시의 일보후퇴도 없는 행진에 다소 불안함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내가 가져보지 못한 리듬에 대한 불안과 동시에 동경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출부터 결혼과 이혼, 괴물과의 새로운 사랑, 단역배우부터 차근차근 일궈낸 주연배우까지 단번에 내쳐버리는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그럼에도 나는 뤼시가 좋았다. 가벼움과 즐거움을 놓지 않고 "진정한 삶은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훔치는 거"라고 말해주던 목소리가, 빛처럼 지치지 않고 일렁이던 몸짓과 잠시나마 나를 가볍게 만들어주던 그 손짓이, 미소가. 그래서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결코 내 것인 적이 없던 이 리듬이 내 마음을 향해 무어라 노래하고 있는지, "티타티티타티 티타티티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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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 속에 있을 때만 서로를 안다. p106

🔖할머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예요? 난 그때 할머니가 해 주신 답을 잊을 수가 없어. 아가야,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야 누구도 너한테서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해라. p86

🔖나의 늑대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 눈에 비치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죽음을 향해 가고 있으며, 그들이 다가오는 것 같을 때라도 실은 우리에게서 멀어진다는 것과, 모든 건 처음부터 사라지며 소멸해 간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절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건 단순한 생각이다. 그 때문에 오히려 주저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으며, 그 생각으로 나는 이 순간에도 노래 부를 수 있다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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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님의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estplain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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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마음
#그리움의정원에서
#환희의인간
#작은파티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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