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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천선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평점 :
『노랜드』
#천선란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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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강하게 태어났지만 악하지 못했다. 강하다는 것은 악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다. 악했다면 너는 네 아비를 찔렀겠지만, 너는 강했기에 버텨서 살아남았다. 세상을 일부러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모든 상황을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 가끔은 그게 미칠 듯이 억울했지만, 그래서 '차라리 네가 악했다면'이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나는 네가 악하지 않아서 좋았다. 너는 정말이지 강해서, 멋있었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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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에 가속도를 붙인 지구에서 일어날 수 유한한 이야기 속에서 팬데믹을 통과하며 천선란이 내놓은 열 편의 소설집. SF와 호러, 아니 스릴러라거나 미스터리? 지독한 리얼리즘까지 숨어있는 그 사이 어디쯤. 혹은 어디라도 상관없었을 다른 듯 닮은 듯한 이야기들. 그래서일까, 늑대인간, 인간이 만든 인공화합물을 먹어치우는 외계생물체 '바키타', 해리성 인격장애, 좀비, 인공지능, 이름없는 영혼 등. 공통분모라곤 없을 거 같은 소재들이 결국엔 '노랜드'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기도 했다.
사라져가는 것들 앞에서, 떠나보내야만 했던 이들을 바라보며 기억하기 위해, 존재하고 싶어서, 또는 그립기 때문에 그 힘으로 버티는 존재들 모두 애틋하고 애잔하고. 결국 "살아가자는" 말이었다는 작가의 말 첫줄마저도 전부- 하지만 그안에 내포된 살다'들'이 얼마나 많던가... 살아내고 살아야만 하고 살아지더라는- 저마다 다른 삶의 모양은 희망따윈 생각지도 않게 만들면서 뭐 이렇게 눈물나게 좋은건지.
"여전히, 하지만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 고 싶어 소설을 읽듯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마음에도 닿을 수 있어 작가와의 첫만남이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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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한없는 다정함과 친절함은 가라앉은 슬픔 위헤 떠 있는 돛배와 같아서 그 안에 타 있는 이가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침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를 주려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묵직한 슬픔은 파도를 만들지 못하는 잔잔하고 싶은 저수지 같았다. P284
🔖사랑해 마지않던 사람들은 연이어 떠나보내게 되면 마음은 주는 것이 아니라 보관해두는 것, 기댄다는 건 그것이 사라졌을 때 넘어진다는 것, 함께한다는 건 섞일 수 없는 물체가 잠시 머물다 갈 뿐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했다. 떠난다는 건 붙잡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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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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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하니포터3기_노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