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설희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울프 / #앤의서재
.
.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을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순수하고 단순한 남성 또는 여성이 되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우리는 남성적인 여성, 또는 여성적인 남성이 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어떤 불만사항을 조금이라도 강조하거나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대의명분을 변호하는 것, 어떤 식이든 여자임을 의식하고 말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입니다. 치명적이라는 말은 비유가 아닙니다. 의식적인 편견을 가지고 쓴 글은 무엇이든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p220
.
.
📖페미니즘의 고전이자 그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유독 울프와의 인연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도중 덮어버리기 일쑤였으니까. 굉장히 리드미컬한 문체는 경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순간 놓쳐버리면 길을 잃고 방황하는 독자가 되어버린다; 이런 몇번의 경험이 울프 이름만 떠올리면 겁먹게 만들곤 했는데 이번에 앤의 서재에서 출간된 여성 작가 클래식 시리즈 중 「자기만의 방」은 수월하게 읽혔다. 울프의 특유의 리드미컬은 그대로 살아있고.

울프가 거턴대학과 뉴넘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로 한 강연에 기반한 「자기만의 방」 여성이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자기만의 방과 고정수입 500파운드의 중요성을 여러번 언급하는데 울프는 이 주제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의문을 던질 청중을 향해 여성문학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이미 사회에 만연한 선례에 대해 말한다.

대학내 잔디밭을 여자가 밟을 수 없다는 것, 도서관에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재산을 소유하는 것은 물론 묘비나 표지판에 자기 이름을 새겨 넣고 싶은 욕망이 애초에 탄생되지 못하던 시절이자 여성의 열등함이 강조되어 관습처럼 행해지던 당시에 울프는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드러냈다. 그저 소일거리와 가정을 돌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던 여성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하기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행하고 빈둥거리고 세계의 미래와 과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책을 읽고 공상하고 길모퉁이에서 서성거리고 생각의 실을 강 속 깊이 담가볼 수 있"기를 바라며 여성 글쓰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끝에 이르러서는 애원에 가까운 말을 한다. 자신을 위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세상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고귀한 감정을" 강력히 권고하면서 말이다. 사실 울프의 이러한 목소리는 당시 여성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겠지만 내가 꽂힌 문장에서만큼은 시대에 상관없이 관통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여성이라면 우리는 어머니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기 때문입니다."

거의 100여년 전의 한 여성작가가의 말은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성의 뒤에서 지지하는 전통이 만무하던 때에 울프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다음 세대를 위한 힘줄기가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
.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경멸과 조롱을 하라고 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학은 그런 정신으로 쓰인 것들이 얼마나 무익한지 보여줍니다. 우리는 말할 것입니다. 진실되어라, 그리고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흥미로워야 한다. 희극은 풍요로워야 하고, 새로운 사실들은 발견되어야 한다. p193

🔖여러분이 쓰고 싶어 하는 것을 쓰는 것, 그것만이 중요합니다. 그게 몇 세대에 걸쳐 중요할지, 혹은 몇 시간에 걸쳐 중요할지는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p224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annes.library
.
.
#자기만의방
#여성작가 #클래식시리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