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에세이&
김현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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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김현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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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버리는 사람보다는 울음을 참는 사람의 수심이 더 아득한 법이니까.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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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최근 몇년동안 많이 출간되지 않았나. 그래서 나는 에세이라는 장르가 한번씩 세차게 필려오는 파도라고 느끼기도 했다. 한참 발을 담궜다가 요즘엔 닿을락 말락 언저리에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다 반가운 이름을 만나면 냉큼 푹 빠져버리기도 하는데, 창비에서 시리즈로 출간되는 #에세이앤드 의 첫주자였던 황정은 작가의 『일기』가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두번째 김현 시인의 글을 처음 만난다.

보통 처음 만나는 작가의 첫인상, 첫느낌같은 것을 간직하곤 하는데 이 책은 뭐랄까. 눈은 울고 있으면서 입은 웃고 있는 표정이 연상된다.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그와 그의 연인 '호', 그들을 위한 '집'이야기, 연로하신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일상의 모퉁이를 감각하는 일에서, 사람을 향한 마음들에서, 그렇게 느꼈다. 뜬구름같은 말들 말고 언제든 누구나 직시하고 맞닿아 있을 현실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이. 그렇다고 날선 예리한 문장들이 이 한권을 채우진 않는다. 그만의 유머가 곳곳에 스며있다. 정말 이걸 웃어도 돼? 울어야 돼? 갸우뚱스럽다가 제목을 떠올리면 그새 납득이 간다. 다정하기 싫다면서 다정하고야 마는 글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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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란 결국 나를 세우는 마음이며 그 마음만이 어쩌면, 하고 한 사람의 삶을 대신하여 살 수 있는 용기과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모든 사랑은 자기에서 출발해 타인의 경유하고 마침내 우리에게 도착한다는 것을 깨치는 연쇄작용이었다. P127

🔖몸이 따뜻해지는 일도 역시 사랑이고 들키는지도 모르고 혼자 웃는 일도 사랑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말없이 어깨를 낮추는 것은 각각 아름다운 일이지만, 역시 엇갈리지 않고 동시에 이루어질 때 더 사랑스럽다. 나란히 숨을 고르는 일. 사랑은 모쪼록 그런일.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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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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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기싫어서다정하게
#에세이추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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