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아파트먼트 리뷰대회

《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장편소설 /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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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금 단계에 있는 여러분에겐 위험을 피하고 몸을 사릴 타당한 이유가 없어요." 그가 말했다. "지금은 실험하고, 실수하고, 잔인할 정도로 정직한 피드백을 향해 자신을 열어야 할 때예요. 그게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다시 실패하세요, 더 잘 실패하세요."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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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뉴욕, 컬럼비아대학 순수예술 석사과정의 문예창작 프로그램에서 만난 빌리와 '나'. 합평 시간때 제대로(?) 깨지고 있던 '나'는 유일하게 긍정적인 의견을 실어준 빌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동시에 그의 문학적 재능과 범상치 않은 인상에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타고난 이점들과 달리 빌리는 꽤나 불우한 환경속에서 성장했고 낮에는 수강생으로 밤에는 허름한 바의 바텐더로 일하며 지하창고에서 지낸다. 반면 '나'는 부모님은 이혼했지만 학비를 대주는 아버지가 있다. 비록 대고모에게 불법 전대한 아파트에 살지만 뉴욕에서 생활비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토록 갈망하던 문학적 재능은... 모르겠다.

여러모로 상반된 두사람 가까워지고 한 집에 살기까지는 그나마 여유있는 '나'의 적극적인 구애였다고 생각한다. 마치 소울메이트라도 될 듯처럼,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를 꿈꾸며 애틋함과 동경을 아끼지 않았다. 받는 쪽인 빌리는 언제나 낮은 자세를 취했는데 이러한 균형은 두사람이 함께하는 공간, 아파트만큼이나 불안한 모양새다.

그곳에서 둘은 글을 쓰고 읽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 외에도 많은 것을 공유하고 함께 한다. 하지만 친밀감이 깊어지는 시간에 비례하여 서서히 드러나는 균열은 어찌할까. 서로에게 느꼈던 첫감정을 복기하며 균열들을 메우고 지켜낼 수 있을까. 해피엔딩을 바라볼 수 있을까. 이런 기대는 소설의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가망없는 사실로 선명하게 그려진다. 동시에 그들의 공간도 함께 가라앉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소설의 어느 부분을 통과하고 있다는 현재가 아닌 지난 과거의 관계들이 속속 떠올랐다. 비단 청춘들만의 것도 아닌 언제 누구라도 현재진행형일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눈앞에 있는 듯한 장면을 읊조리며 덤덤하게 회상을 하는 소설속 '나'와 어딘가 닮은 것도 같고. 여러 이름들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고, 여기에 그 이름을들 적을 순 없지만 적어도 '잃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여전히 한번씩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은 이렇게 불현듯 찾아오니까, 그곳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당신들은 그대로인게 좀 슬픈일이지만서도... 그래서 빌리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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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가 내 안에서 다른 누구도 움직이게 한 적 없는 무언가를, 깔끔하게 정의된 범주에는 들어맞지 않는 무언가, 내가 명료하게 표현할 엄두를 낼 수 없었던 무언가를 건드려 움직이게 했다는 것을. 비록 이런 각각의 경험은 누구나의 외로움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특정 범주에 넣기 불가능한 독특한 것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라고 ㅡ타인의 경계가 그려내는 특별한 윤곽선은 우리 자신의 그것과 충돌하고, 남은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을 커다란 구멍을 남긴다ㅡ지금의 나는 생각하지만 말이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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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서포터즈 활동 지원도서입니다:)
@ellelit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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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소설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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