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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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알베르토 망겔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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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괴물을 믿지만 괴물에 대한 책임감은 외면하고 싶어 한다. 이제 키마이라 같은 괴물의 존재는 우리에게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을 회피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되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지극히 위대한 행동도 할 수 있고 극도로 혐오스러운 범죄도 저지를 수 있다는 진실 말이다. P146_키마이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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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번역가, 편집자, 비평가,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스스로는 '독서가'라고 소개하는 알에르토 망겔. 열여섯 살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피그말리온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중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나고 그의 부탁으로 4년 동안 책을 읽어주면서 인생에 중요한 전화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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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보다 그들이 창조한 불멸의 피조물 즉 "잘 만들어진 허구적 인물들"을 더 생생하게 느끼는 것은 독서가들이라면 한번씩 경험해봤을 감정일 것이다. 이 책은 그가 만난 문학 속에서 매력적인 인물들을 한데 모아놨다. 서른일곱의 인물들이 갖는 공통적인 매력은 "다중적이고 다변적인 정체성"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랑, 죽음, 우정, 상실, 감사, 혼란, 고통, 공포, 그 모든 것과 변화하는 정체성을 배운 곳이 책에서 만난 가상 인물인 만큼 독자 역시 캐릭터에 온전히 탐닉할 수 있는 흡입력을 내뿜는다. 나아가서는 작품 전반에서 작가로, 문화와 역사를 품고 개인-사회-국가로 뻗치는 사유의 깊이에 감탄을 연발하며 읽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기회'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중 모르는 이름들이 많기 때문이다. ㅜㅜ 거트루드, 퀴퀘그,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 롱 존 실버 등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등장한 문학 작품 이름만 보더라도 확실히 각인이 될만한 이름들이었다. 빨간 모자와 앨리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동화 테두리에 넣고 얕은 시각으로 바라봤던 나는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력 덕분에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짜릿함을 느꼈고, 한국 고전소설 <구운몽>의 성진, 성경에서의 <요나>,<욥>도 흥미로웠다. 심지어 아홉짤 딸은 몰래 엄마 책을 펼쳐 아는 이름인 <웬디고>를 읽고 자기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자 기겁하고 덮었던 사실을 고백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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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력적인 인물들을 한 권에 만날 수 있게 해준 작가야말로 끝내주는 괴물들의 수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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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가제본인데 종이질이 good
▪️작가가 직접 그린 각 인물들의 모습은 분위기가 일관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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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호메로스에게 전쟁에 관해, 소포클레스에게 여성에 관해, 셰익스피어에게 유대인에 관해, 볼테르에게 시민 의무에 관해 묻고, 그들이 이 모든 주제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작품을 남겼다고 믿는다. 소설이란 설명도, 학설도, 메시지나 교리문답을 전하는 글도 아니라는 것은 잊히기 일쑤다. 그러나 소설은 오히려 애매모호함, 날것이거나 설익은 견해 그리고 암시, 직관, 감정을 토대로 꽃피는 법이다. P186_시데 아메테 베넹헬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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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가제본 서평단에 참여해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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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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