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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욕구들》
#캐럴라인냅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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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는 세게에 참여하고자 하는, 삶에서 풍요의 감각과 가능성을 느끼고자 하는,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더욱 깊은 수위의 소망에 관한 것인데, 여자들에게는 이 소망이 종종 유난히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펼쳐진다. 그 고통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르누아르의 그림 속 여자들과 우리의 차이가 보인다. 그들이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 그러니까 기쁨, 육체 및 영혼과의 평화로운 관계, 넉넉함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그러나 흔히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는 갈망이 거기 있다. p18_서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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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자국 물러선 느긋한 관찰자의 시점이 아니다. 여성의 욕망을, 여성의 욕구를 최전선에서 깊이, 처연하게 기록하고 있다. 캐럴라인은 코티지치즈와 쌀뻥튀기 사흘간 먹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3년간의 거식증으로 이어졌고 다시 3년이 이어졌다. 각종 미디어와 문화가 창출해낸 날씬한 여자, 섹시한 여자의 이미지는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 "뚱뚱함에 대한 두려움과 불가분의 관계인 뚱뚱함에 대한 혐오","여자가 허기를 억제하지 않고 방치하면 맞이하게 될 160킬로그램짜리 수치와 굴욕의 형상"은 그녀를 162cm에 37kg로 생리가 멈추는 지경까지 이르게 한다.
왜 여성들은 자신의 힘과 유능함을 편안하게 느끼지 못할까, 왜 성적 욕구에 대해 주인 의식과 주체성을 갖지 못할까, 왜 날씬해야만 할까, 왜 욕망의 대상이어야 할까. 이러한 허기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 불안은 밀려오고 누군가는 굶고 누군가는 물건을 사들이고 또는 훔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혐오를 하거나.
식욕에 대한 강박증에 대한 내면의 개인적 탐구를 넘어 삶에서 밀접한 관계를 이루는 영역으로까지 넓어지는 이야기들은 성욕, 사회에서의 인정, 가정에서는 "자기희생의 표본"같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욕망에 대한 공백"에 저항한다. 마치 매순간 전투를 치루는 듯한 욕구와 갈망은 영어권 지역에 출간된지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캐럴라인은 사회, 문화에서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연결고리를 서술하는데 거침이 없다. 아마 경험은 그 무엇에도 대체될 수 없는 무기이므로 그녀의 글이 이토록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내게 남은 것은 캐럴라인의 글이 아닌 '나'라는 존재 그 자체였다. 내 안에 정체 모를 허기에 이름을 붙일 수 있었고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가 뒤따른다. 이 질문은 나를 원점으로 데리고 가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뱅뱅 돌아가는 길이더라도 다시 성찰할 시간임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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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하려는 마음은 막막함에 대한 해독제이기도 하며, 그 자체로 믿음의 낟알이다. 당신은 아기처럼 작은 한 걸음을 떼고, 또 한 걸음을 옮긴다. 이 작은 벼랑에서 뛰어내리고 저 작은 벼랑에서 뛰어내린다. 그 일을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하면 그러는 사이 어디쯤에선가 자신이 공허함과 절망의 순간들을 지나 살아남을 수 있음을, 고통을 기쁨으로 상쇄할 수 있음을, 공포 대신 안전함을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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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서평단에 신청하여 제공받은 *가제본*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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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_여성은 왜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