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처럼 또 살아내야 할 하루다 - 제11회 권정생문학상 수상 작가 이상교 에세이
이상교 지음 / 오늘산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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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처럼 또 살아내야 할 하루다》

#이상교 글과 그림 / #오늘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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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두 살의 작가가 건네는 담담한 위로

"살아가는 일에 도무지 애태울 건 없다"

<제11회 권정생문학상>을 수상한 이상교 작가.

아이들 책에서 더 자주 보았던 작가님이었는데 

이번엔 어른들을 향한 산문집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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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같기도, 에세이같기도 한 호흡이 짧은 글들에서

겨울에나 느껴볼 수 있을 법한 차고 맑은 숨을 

들이키고 내쉬어본다.

숨 한번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내쉬는 숨에 

울컥 하는 마음이 되고 또 숨 한번에 고향에 대한 

향수는 내쉬는 숨에 무수한 추억을 두고온, 내가 자란 

땅을 수면위로 떠오르게 한다.

칠순이 넘은 작가의 세밀하고 따듯한 시선이 닿는 

자리마다  한겨울에도 새순이 돋듯 소외되고 사소한 

것들에 의미가 생기니 일상의 기쁨이 뭐 별건가 싶다.

애써 멀리 내다보지 않아도 늘상 보이는 것들 마다

애잔하고 고운 사랑을 내비치는 것.

어떤 경우에도 "농담처럼 또 살아내야 할 하루"를 위한

일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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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귀뚜리의 시린 발에 바늘귀만 한 양말 만들어 

신기고 싶다"는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겠다..고 한참을 되뇌었던 

12월의 어느 밤.

내 나이 칠순이 넘어서 떠올렸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깊이 깊이 들이 마신다. 이건 다시 내쉬지 말아야지.

🔖꼴

사느라 고달팠던 날 밤

늦은 세수를 한다.

비누칠 전인데 미끈거리며 코에 후줄근한 

냄새가 와닿는다.

하루 사느라 진땀, 그냥 땀,

어느 날은 눈물기, 그 위에 먼지까지

그걸 따끈한 물에 비누칠, 말끔히 헹구고 헹궈

수건으로 물기를 거둬낸다.

내일 또다시 후줄근해진다기로 견딜 만한 일.

그럭저럭 열심히 산 꼴이긴 하다.

🔖기쁨

어머니는 말씀을 안 가리셨다. 나는 그게 좋았다.

노래처럼 들리기까지 했다.

대가리, 코쭝배기, 자박지, 다리몽뎅이...

그리하여 나도 입이 좀 걸다.

눈을 눈탱이 또는 눈알딱지라 이른다면

품위를 왕창 잃는 꼬라석니일 테다.

그럼에도 그런 데서 나오는 운율이랄까, 그게 좀 기쁘다.

🔖안색 中

내 어미는 여덟 남매를 두셨는데,

말년에 전농동 집에 홀로 계시면서

-낳긴 여덟이나 되는 다 어디로 간 거지?

하셨단다.

홀로 지내면서도 늘 궁금하고 염려스러웠을 

자식들 안위.

이때나 그때나 어미들은 한결같게도 씩씩하게

잘들 지내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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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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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처럼또살아내야할하루다

#산문집 #에세이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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