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강 - 이미지의 시대를 연 사진가 머이브리지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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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강》
#리베카솔닛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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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의 저서 중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에서《그림자의 강》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티에서 만난 남자가 "올해 머리브리지에 관해서 아주 중요한 책이 나왔다는 거 압니까?" 묻더니
열심히 그 책에 대해 장광설을 펼친다.
보다 못한 친구가 "그게 바로 이 친구의 책입니다."라고 말했지만
무시했고 같은 말을 3~4번쯤 반복한 뒤에야 그는 말귀를 알아들었다.
아주 잠깐 놀라서 할 말을 잃었지만 다시 장광설을 펼쳤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이 대목에서 '맨스 플레인 (mansplain)'을 유행시키기도 하는데
'남자(man)' + '설명하다(explain)의 합성어이자 신조어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에게 의기양양하게 설명해 준다는 의미로,
그러니까 여자는 모를 것이다_라는 전제를 깔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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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통해 인간은 자연보다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신을 통해 의사소통을 더 빨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을 통해 인간은 더 빨리 보고, 시간에 가려져 있던 것들을 보고,
그런 다음 그 순간들을 다시 시간 순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은 가장 기본적은 동작들도 어떤 막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았는데,
머이브리지의 사진이 그 막을 영원히 찢어버렸다.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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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예술 비평 대표작에서 조명한 아주 중요한 인물 '머이브리지'는 누구인가?
그는 1830년 런던 북부에서 태어났고 더 넓은 세상에서 유명해지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돈이 되는 초상사진이 아닌 미국 서부 사진으로 유명했지만 캘리포니아에서
동작에 관한 연구를 하는 동안에는 더욱 유명해졌다.
남들이 하던 것처럼 결혼을 했고 아버지가 됐고 아내의 내연남을 살해했고, 특수 시계 발명과 사진과 관련된 특허를 얻고 중요한 사진 프로젝트를 완수한다.
특히 1872년, 스탠퍼드의 말 '옥시덴트'가 달리는 동안 네 다리가 땅에 떨어진 순간의 있는지에서 출발한 실험은 머이브리지 인생을 크게 뒤바꾼다.
고속 연속 촬영으로 사진 시대가 막을 열자 훗날 영화산업이 탄생했고 수많은 영상이 만들어진 곳 중 하나는 익히 들어본 할리우드다.
머이브리지를 후원한 스탠퍼드는 그가 세운 대학에서 몇 세대 후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는데 바로 실리콘밸리다.
그들은 문화적 현상까지 예측하진 못했지만 실험은 이토록 놀라운 세상을 예견한 나비효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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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의 소멸과 일상의 산업화를 이룬 철도는 열차를 탔을때 바라보는 풍경과
시간을 정지시켜놓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더욱 가까이 느끼게 되었다.
기억속에서가 아닌 기차의 속도로 공간을 이동하고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어시간을 담아내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차로 인해 정확한 시간 점점 빠르고 정확함을 요구하는 산업화의 시대와
발전하는 사진 기술의 영광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산업화에 맞춰 공장에서 저임금으로 고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생겼고
샌프란시스코의 황금광시대, 새로 시작하는 기회의 땅 캘리포니아에서
원주민은 보호구역으로 밀려나고 그로인한 전쟁도 치뤄졌다.
미국은 계급 전쟁뿐 아니라 흑인에 대한 잔혹행위, 반중국인 폭력 행위 등
인종 갈등으로도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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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을 탐구하면서 머이브리지의 작업 방식, 인간관계, 개인적인 부부 갈등, 미국의 시대 상황을 총 망라하여 통찰하는 솔닛의 글은 19세기 중후반
캘리포니아에서 현재로 어떻게 다다르게 됐는지 보여주는 한권의 멋진 시간 여행자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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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없었다면 영화 매체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의 근원에 관한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재능은 다른 데에서도 생겨날 수 있었겠지만, 그러한 재능을 가진 특정 인물의 흔적은 그렇지 않다.
머이브리지에 대한 반응은 복합적이지만, 덕분에 그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흘러 다니는 이미지'의 시대를 낳은 완벽한 선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놀라움의 시대, 진부함의 시대, 타락의 시대, 화려한 볼거리와 사악함의 시대,
되돌릴 수 없는 상실과 극적인 성취의 시대 말이다.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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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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