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여행 인간
박성호 지음, 박윤수 그림 / 넥서스BOOKS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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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여행 인간》

글 #박성호 / #넥서스books

남는 건 먹는 것뿐, 또는 사진이니까
잘 먹고 많이 찍고 기념하는 여행도 있고
빠듯한 일정에 자는 시간을 아끼기도 하고
명소의 필수 코스에 스케줄을 맞추기도 한다.
혹은 여유롭게 홀로 즐기는 여행도 있겠다만,
저자와 유전자 조합이 정 반대인 집콕순이도
반한 이런 여행도 있다!!!

마을 외각 산 중턱의 절벽 옆에 마음에 쏙 드는
집을 구하는데 거실 겸 침실은 싱글 침대가
네 개나 늘어서 있을 정도로 길쭉하고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늑한 단칸방이 있고
바라던 대로 주방은 없다!
(냄비 들고 밥 얻으러 가는 매시간 나도
같이 측은해지고..)
모든 게 바라던 대로 완벽했는데 아쉽게도
시간 개념 없는 민폐 수탉이 있는게 함정😶

그래서 이곳이 어딘가 했는데 내겐 굉장히
낯선 나라였다.
조지아의 코카서스산맥 깊은 곳에 숨어있는
스테판츠민다 마을.
웅장한 자연과 방목하는 동물들을 볼 수 있고
소박하고 꾸밈없는 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리고 여행과 일상의 경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물 흐르듯, 대신 아주 천천히 조금씩 흐르는
시간 속에 사는 것 같은 3개월 동안 저자는
늘어지고 해이해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할 거
하나 없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잔잔한 일상들을 모아 단단한 하루를 만들어낸다.
평온과 여유에서 오는 단상들을 기록하며
고요한 관조의 자리에서 실천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여행'이 누군가에겐 삶의 활력소이자 필수조건처럼
중대사항일지 모르겠으나 낯선 곳, 비행기, 체력까지
3콤보로 취약한 나는 '여행' 자체에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종종 결핍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처럼 책으로
충족하는데 이 여행에세이는 가장 몽환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여행의 진가를 느끼게 해줬다.

아마 저자의 온마음을 내려놓은 듯한 필력이 한몫
거들었을 거다. (자주 웃기기도 하고🤭)
힘을 빼고 오롯이 현재에 집중했던 글들은
그때의 분위기도 투영되곤 했다.

그래서인가.
벌써부터 어느 나라, 어디에 서있든 그다울 것이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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