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 코로나 시대, 다시 읽어볼 36편의 영화
윤여수 지음 / 드림디자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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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윤여수 지음 / 드림디자인



내가 사는 지역엔 '작은 영화관'이 있었다. 과거형이다.
2개의 관이 전부인, 50석으로 가득 찬 작은 영화관은
1인 6천 원이라는 일반 극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자주 이용했던 곳이다.
영화 한편 보려면 차를 끌고 넉넉히 한 시간을 잡고
타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생활에서 읍내로
좁혀진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었다.
나도 그렇고, 아이들에게도 분명 그랬다.

그랬던 '작은 영화관'은 코로나의 여파로 한동안 문을
닫더니 지금은 기약 없이 잠정 중단됐다.

"이점 널리 이해해 주시고 다음 정상화될 때는
경제의 원리가 작동되기보다는 문화복지 시설로서의
접근하는 기능이 작동되기를 간절한 심정으로 바라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작은 영화관'이 퇴장과 함께 남긴 마지막 문장은
아쉬운 만큼 오래도록 온기로 전해졌다.
그 아쉬움이 채 달래지기도 전에 여기, 영화를 벗 삼아
삶을 노래하는 책을 만난 건 새로운 기쁨이었다.

영화를 한 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영화가 끝이 나도 그 이야기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인 저자 윤여수는 십수 년 동안
영화기자의 내공으로 36편의 영화를 통해 현실의
깊은 내면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때론 따뜻하고 정감있게 때론 정곡을 찌르며 태연하게.
고달픈 청춘을 보듬기도 하고, 추억을 더듬고,
잊지 못할 사건을 되새긴다.
역사를 언제든지 현실에 비춰보며, 사회구조를 꼬집는다.
사랑에 다다르고서도 결국엔 사람을 향하는 -
그래서 주제도, 장르도 가지각색인 36편의 영화는
마치 짠 듯이 삶에 여운이 돋는 발자취를 남긴다.



몇 편의 영화는 이미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글로써
새로 만난 느낌이었다.
영화너머의 확장된 세상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한정된 120분의 러닝타임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계속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었다.

이렇듯 생소한 영화는 내게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해줄지,
그것은 그것대로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었는데
책에서 느낀 애정을 고스란히 담아 찾아볼 참이다.

자꾸 소리내어 말하고 싶은 제목만큼이나
네, 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라는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여러분에게-
또는 세상에게.




비록, 인생은 훨씬 더 힘들더라도,
삶이 영화와 다르더라도, 관객은 영화를 통해 삶을,
세상을 그렇게 정면으로 응시하는 힘을 얻고 있다.
p318

-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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