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프리즘 》
#손원평 / #은행나무
.
.
🔖어둠 속에서는 무용한 유릿덩어리에 불과했지만
햇빛과 함께라면 얘기가 달라졌다.
맑은 날이면 예진은 프리즘을 가지고 나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햇살을 비췄다.
빛의 각도에 따른 선명도의 변화는 끊임없는 실험거리였고 해가 빚어내는 알록달록한 색의 물결은 경이롭기만 했다. p12

📖
어린 시절 예진은 피라미드 모양의 삼각 프리즘을
가장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 날, 높은 선반 위의
프리즘을 내리다 발등을 찍히고 만다.
그렇게 애정을 쏟았는데 돌아오는 건 상처와 아픔이었다.
그 후에 잡동사니가 됐고 먼지와 세월의 때로 표면은
거칠고 탁해져 갔다.

초반 예진과 함께 등장하는 프리즘에 대한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또는 함축한 상징으로 느껴졌다. 프리즘은 꼭 무얼 닮았구나.. 하고.

📖
네 주인공이 등장해 인연이 우연을 만나고,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지는 동안 자신만의 빛깔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때론 반짝이다가 흐릿해지면서도 이내 다시 반짝일
마음을 품는 것.언제고 끊어질 수 있는 관계를 수없이
맺으며 살아갈 이들이 연결될 수밖에 없는 유일한 증명이라고 믿고 싶다.

🔖작가의 말 中

"내가 궁금했던 건, 내가 현실에서라면 그닥 가깝게
지내지 못했을 이 네 사람을 작품의 끝에서 과연
좋아하게 될 수 있을지의 여부였다.
'호기심 정도는 생길 수 있겠으나 친해지는 건 무리'였다.
너무 해맑기만 해서, 너무 복잡해서, 너무 음침해서,
너무 상처가 많아서 등의 이유에서였다.
실은 그런 목적으로 설계한 인물들이기도 했다.
멀쩡한 사회구성원 같지만 어딘가 결함이 있고 깊이
알게 되면 오히려 실망하게 될 수 있는 사람들.
평범하지만 묘사해내기 힘든 이들의 마음을 담담히
풀어내보고 싶었다"
​.
.
📖
어느 소설을 읽든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한 명쯤 있기 마련인데ㅋㅋㅋ 내게는 조금씩 벅찬 이들이었다.
그나마 도원 씨가, 우리 아들 이름이랑 같아서 자꾸만
엄마 시선으로 읽혀 정신을 여러 번 다잡아야 했던 거
빼고..🙈

아무튼, 그 유명한 <아몬드>를 안 보고 <프리즘>으로 직행한 나는 스토리보다 문장 자체에 반했다.
일상생활에 밀접한 상황과 묘사를 이렇게 일관성 있게 예쁘게 말할 수 있구나 싶어서 -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그 문장 자체로 빛이 났다.
그래서 작가님덕분에 네 주인공이 더 반짝일 수 있었고👏
.
.
🔖태연한_pick
​사랑의 속성이 있다면 시작하는 것, 끝난다는 것.
불타오르고 희미해져 꺼진다는 것.
그리고 또다시 다른 얼굴로 시작된다는 것.
그 끊임없는 사이클을 살아있는 내내 오간다는 것.
그렇게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랑은 영원히 계속된다.
뜨거운 도시의 거리 위에서, 한겨울에도 늘 여름인
마음속에서, 태양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우주가 점이
되어 소멸하는 그날까지. p261
.
.
✔은행나무출판사 서포터즈 은행이2기 활동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