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 : 2009-2018
신수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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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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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르건 기본 한권의 묵직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단편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을 선호한다.
그런 내가 14편의 단편이 담긴 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선택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작용했다.

첫번재론 '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응원하는 단 하나뿐인 문학상' 이라는 문구가 끌려서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걸쭉한 문학상들과 달리
소박하고 친근감이 느껴졌기때문이다
2009년부터 2018년도까지의 10년의 역사를
이 한권으로 함께 할 수 있는것또한 매력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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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 , '보통의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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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는 와중에
타이밍 좋게 만난 책인데 그의 추천사도 한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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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번거롭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이 원망스럽고 또 고맙다' 란다.
무슨 말일까.
원망이 고마울수도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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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 호기심까지 더해지니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이빙 했다가 부리나케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어야 
다음 단편으로 나아갈 수 있을것만 같은 여정이 시작됐다
사실 독감 약기운에 몽롱한데 읽을수록 정신이 또렷해지는
기분이라  다시 생각해보건데 다이빙이 아니라
조심스레 돌다리를 건너는 시간들을 이 책과 지냈다.
오리날다에서 비니까지,
나는 슬픔을 딛고 쓸쓸함을 밟고 고독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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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과 픽션의 구분이 없다는 공모의 파격 덕분에
우리 현실의 민낯을 글로써 그대로 만났다.
우리가 살면서 겪었을, 들어봤을, 사회적 의제들이
현실감 있게 녹아 있었다.
비정규직의 고공농성, 파업, 노조, 워킹맘
20대의 나아질것 하나 없어 보이는 삶
노모를 모시는 중년남성, 뇌병병 1급 장애인,
실제사건의 모티프인 실습생의 죽음까지.

10년의 세월의 흐름을 가진 이 이야기들은
마치 엊그제 뉴스에서, 인터넷 기사에서 본듯하다.

이 이야기들은 끝이 있을까, 과연 출구가 있을까
어쩌면 살면서 죽기전까지 결말을 알 수 없지 않을까.
결말을 알 수 없을 두려움이 속에서 한웅큼 피어 오른다.
그럼에도 나는 놓치지 않으려고 잊지 않으려고
계속 되뇌이고 있던 말을 입밖으로 꺼내본다.

전광판 인간의 은정이가 사회복지사 그녀의 손바닥에 유일하게 움직이는 검지손가락으로 쓴 말.
살 아. '살아' 라는 이 한마디가 모든 이야기를 관통한다.
나는 두렵지만 그래도 살아간다.
이들처럼
평범하고 보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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