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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영호 옮김 / 민음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의 석학들은 앞다투어 21세기 미래사회를 전망하고 있다. 역사의 종말. 제3의 길, 문명의 충돌, 지식의 지배 등의 책에서 각각의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이 미래사회는 이렇게 혹은 저렇게 될 것이다 라며 자신의 천리안으로 본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중 제래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은 노동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정보화를 통한 인간해방, 산업사회에 벗어나리라는 많은 학자들의 밝은 21세기의 예언보다 더 큰 우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저자가 본 21세기는 [The End of Work]라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량실업의 시대이다. 1930년대 공항이후 8억이라는 최고의 실업인구를 기록하고 있는 현재에 이어 21세기의 실업은 첨단기술, 정보화사회, 경영혁신을 이유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기계가 새로운 프롤레타리아다. 노동계급에는 해고통지서가 발부되고 있다'라며 새로운 첨단과학과 정보기술을 주도하는 지식정보 엘리트들은 기존 산업시대의 자본가가 되어 엄청난 권력과 부를 향유하겠지만 새로운 세계에 적응할 별다른 능력과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 노동자 집단은 점점 그 수가 늘어가고 더욱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94년에 번역된 것이지만 최근 아시아 경제악화와 신자유주의와 함께 세계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대량실업은 저자의 주장과 전망에 더 큰 힘을 실어주었고 공포를 더했다. 이후의 사회, 즉 컴퓨터가 창출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점차적으로 인간의 노동력의 필요는 요원해질 것이다.
이미 전세계의 모든 조직과 산업에서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혁명이 급속도로 인간의 영역을 대체했으며 노동자들을 작업장에서 내몰고 있다. 우리가 늘 이용하는 지하철도 이전에 두명의 승무원이 운행하던 것을 한명을 줄였고. 표를 파는 곳도 설비를 통해 1인 운영으로 바꾸었다.
어느 문제에서나 장·단이 동시에 있듯이 사회와 시대 변화의 한길에는 필요악이 존재한다. 미래는 정보화사회 즉, 인간다움의 최대가치라고 믿어지던 인간의 노동력보다 기술과 정보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사회이다.
그 안에 결코 화해할 수 없는 두 개 집단이 인간과 노동를 존중하는 가치실현을 해 낼 수 있을까? 저자의 구체적, 논리적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미 절대적 가치에서 벗어난 인류애, 형재애가 일컬어진 대안에서는 언 듯 공감하기 어려웠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만큼 기술의 영향력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체를 위한 방안이 진지하게 모색해야 하지않을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