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줄 의미 찾기의 기술
프랑크 마르텔라 지음, 황성원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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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지내다 보면 한 번씩 멈출 때가 있다. 열심히 하던 일에 지쳤을 때, 한참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면 제자리인 것 같을 때,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는 아닌 것 같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그럴 때면 천천히 질문을 해보곤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더라? 내가 어디로 가고 있던 거였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더라?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지?


철학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가지고 있어, 언젠가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하지만, 쉼표를 찍고 내게 던지는 질문들에 생각을 해보는 것이 철학적 사고가 될 수 있음을 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아주 큰 힘이 되곤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전에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사라졌고, 떨어져 있는 가족을 만나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해외여행은커녕 국내여행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맛집을 찾아가거나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도 할 수가 없다. 이런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알게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지고 있다. 이따금씩 알 수 없이 우울한 감정이 차오르기도 하고,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지기도 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런 날들이야 있었지만, 그럴 땐 기분전환이라도 하면 다시 기운을 차리곤 했는데 요즘엔 그런 기분전환을 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 책 『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 은 그런 날들이 왔을 때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철학과 심리학 그 언저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리키는 방향은 똑같이 '삶의 의미'이다. 저자는 마치 '네가 살아가는 의미는 뭐야?'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인생의 시간을 걸어오면서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돌이켜보면 항상 그 순간에 의미 있는 선택을 내렸던 것 같긴 하다. 그러한 선택이 모여 현재를 이루고 있으니 내 삶의 의미는 분명 뚜렷이 있어야 하는데, 선뜻 대답하기는 어려운 질문이었다. 다시 시간을 돌려 그때의 갈림길에 나를 데려다주면 나는 같은 선택을 할까?



항상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도 힘든 일이겠다. 하지만, 방향성을 잃고 헤매는 것보다는 나침반을 지니고 여행을 하는 것이 내 마음에는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안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나를 돌아보고 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어 좋았다. 내일의 하루를 어떻게 그려낼 지 조금 설레는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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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경제학 - 경제를 움직이는 입소문의 힘
로버트 J. 실러 지음, 박슬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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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알고 보니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 것일 때, 유행이 와 있을 때. 이건 과연 내가 내 취향을 쫓아 닿게 된 것인지, 아니면 알게 모르게 나에게 스미는 마케팅의 힘에 이끌린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어디 산골에 숨어 외부와의 소통을 완전히 단절시키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는 주변의 상황과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뉴스와 책과 같은 공신력이 있는(요즘엔 이마저도 공신력이 있는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정보도 물론이거니와, 각종 SNS나 인터넷에서 접하는 이야기, 친구나 직장 동료로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들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나에게 스며든 정보들은 나의 취향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도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한데 모이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이 책 『내러티브 경제학』은 흔히 바이럴이라고도 하고, 입소문이라고도 하는 것을 지칭한다. 뚜렷한 근거나 설득 없이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커다란 힘이 되어 어떤 현상을 만들고, 그것이 경제적으로 힘이 되는 것들을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내러티브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책을 전개해 나가는데, 가장 먼저 비트코인이 포문을 연다. 앞서 내러티브를 설명하는 것보다 이 사례 하나로 내러티브가 뭔지 말해주는 게 바로 와닿았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내러티브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창시자마저 정체불명인 비트코인은 내러티브적 요소가 있었으며, 실제 유명 인사의 한마디에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내러티브 경제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가 되었다.



내러티브 경제학의 특징을 또 하나 보여주는 것은 전염병 확산 모델을 통한 분석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가 퍼지는 것과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비교하며 공통적인 현상을 찾아내고 있다. 그만큼 입소문이 점점 증폭되어가는 힘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책의 뒷 부분에는 이 내러티브 경제학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또 이를 악용하여 경제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말한다. 이를 통해 투자를 하거나, 꼭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세계 경제 상황을 읽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스마트폰의 혁신으로 내러티브의 힘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나의 글로 온 나라가 떠들썩 하게 화제가 되기도 하고, 발언의 힘이 어느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가 된 세상이라는 생각이다. 그럴수록 내러티브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그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휩쓸려가기 더 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꽤 두껍고 아무래도 경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어 부담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걱정한 것보다는 잘 읽을 수 있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세상이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위해서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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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10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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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좋습니다. 사실 카페인, 디카페인 잘 구별은 못하겠는데. 맛과 향은 큰 차이 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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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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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가 실제로 있는지 몰랐다. 언젠가 스쳐지나가며 해외토픽 같은 곳에서 본 기억은 어렴풋이 있지만, 그것이 실제라고 믿기 싫었던 것인지, 아직 내가 가진 도덕적 관념으로는 믿을 수 없었던 것인지 들어본 듯하지만 딴 세상 얘기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며 조금 찾아보니 실제로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없지만, 미국이나 다른 곳에서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얘기라고 하니 책이 좀 더 무겁게 읽혔다.



책 제목 『베이비 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대리모들을 한데 모아두고 농장처럼 운영하는 곳이 나온다. 과거 신화에서 여성의 몸을 대지에 빗댄 것을 본적이 있는 듯 한데, 이 책에서는 정말 여성의 몸을 농작물이 자라는 토양정도로 다루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토양의 질을 황토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처럼, 대리모도 이왕이면 백인에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을 원한다는 것이다. 즉, 더 비용이 높아진다. 건강한 자궁을 가지고 있다면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는 일부지역, 영국과 호주 태국에서는 합법적으로 대리모가 가능하다고 하니 그 곳에서는 정말 공상과학 소설같은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겠다 싶었다.



물론 순기능도 없지않아 있다. 실제로 아이를 갖고 싶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이 불가하다는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어쩌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일에는 밝은 면이 있다면 어두운 면도 있는 것 같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친구들이 임신을 하거나, 아이를 낳았거나, 간혹 임신에 어려움을 겪거나, 유산의 아픔을 경험하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친구라도 제3자의 입장이라 속속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 아내가 될 사람도 그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무서움이 있기에 얼마나 힘든일이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더 마음속에 세기게 되었다. 쉽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 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큰일인지 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단지 10개월간 몸이 불편하고 아픈 것을 넘어서 정말 큰 희생과 헌신이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상과학 소설같은 이야기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실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더 소름끼치게 읽혔다. 어쩌면 다가올 내일에는 우리나라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 될지 모른다. 임신에 대한 생각과 말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깊이 있게 나눠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 생각보다 아는 것이 없었고, 특히나 여성의 임신과 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나누며 임신과 생명,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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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이 남는다
나태주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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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꽃 가득한 곳으로 바라보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다. 고급진 책 표지를 들춰보니, 나태주 시인과 어딘가 잘 어울리는 꽃 표지가 나왔다. 숨겨진 표지만큼이나 시집에는 예쁜 시들이 많이 실려 있다. <사랑만이 남는다> 라는 시집의 제목처럼, 이 시집의 주제는 '사랑'이다. 어느 때보다 힘든 세상인 요즘, 이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사랑'이 정답이 아닐까.



시는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세상의 모든 애인들에게, 2부는 세상의 모든 아내들에게, 3부는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로 이루어진다. 사랑이 점점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드는 진행이다.



한 권의 시집의 담긴 세상 가득한 사랑이, 우울할 때, 힘들 때, 삶에 지쳤을 때 커다란 힘이 되는 느낌이다. 사랑만이 남는다는 제목처럼, 사랑 가득한 시를 조용히 곱씹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소중한 사람이 생각나는 묘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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