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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 - 착각에 빠진 뇌를 깨우는 메타인지 수업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정수민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수많은 정보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세상 가운데 가만이 있으면 눈 앞의 모습이 보이고, 수많은 소리가 들리고, 주변의 냄새를 맡으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입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정보는 담당하는 기관에서 받아들이고 신경계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우리 뇌는 그 신호를 처리하여 현재 상황을 판단하게 된다. 그렇게 판단된 지금의 상황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함께 있는 두 사람이 그 때를 회상할 때 서로 전혀 다른 말을 하기도 한다. 둘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 책 『오늘도 뇌는 거짓말을 한다』는 나의 뇌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라고 말한다. 이유인 즉슨 우리 뇌는 현재 상황을 스스로 합리화 하며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눈으로 볼 때 보이지 않는 맹점의 부분을 뇌가 스스로 채워가며 바라보는 세상을 합리적으로 만들어 간다고 한다. 실제로는 그 부분을 직접 본 것이 아닌데, 우리가 이해하는 세상이 그려지도록 뇌는 인식을 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뇌가 모호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은 시각적인 맹점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믿고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결국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억을 조작하여 나쁜 기억을 심을 수도 있고, 그 반대를 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불완전한 뇌의 작용을 알고 있으므로 하여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인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선택을 할 때, 매번 그럴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선택지 앞에서는 내 시각 밖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메멘토〉가 생각이 났다. 메멘토의 주인공은 초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다. 그는 그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한가지 해결책을 찾아 낸 것이, 자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몸에 세겨 놓거나 사진을 찍어 그것에 메모를 해둔다. 그렇게 기록된 것은 완전한 사실로 믿는다. 기억을 잃어 버린 후 사진과 문신에 의존하여 자신의 세상을 구축해 나간다. 하지만, 완전한 사실로 믿어졌던 그 기록이 잘 못된 기록이었다는게 마지막에 밝혀지며 반전을 낳는다. 이것이 기억상실증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의 뇌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세상을 믿어야 할까. 어떤 진실을 믿으며 살아가야 할까?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정말 참된 진실인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