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전 -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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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언제나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어떤 일을 하여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거나, 사람과 관련된 일을 좋아했다. 일부러 찾은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보니 그랬다.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고, 되도록이면 적을 두지 않으려 했다. 때론 적을 두기도 했지만, 그럴 땐 적으로 둔다기 보다 그냥 내 삶에서 지워버렸다. 사람이 좋다보니, 싫은 사람은 미워하기 보다는 생각조차 않는 것이 내 선택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이 책 『사람사전』은 제목부터 강렬하게 끌렸고,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책을 펼치고 하나 하나 읽으면서는 작가 정철, 카피라이터 정철이라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었다. 작가가 읽어내는 사람의 이야기가 때론 가볍게, 때론 마음속 깊이 울리도록 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사전'이다. 단어의 의미를 이야기 해주는 사전. 그런데 일반 사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어를 '사람'을 기준으로 풀어낸다. 카피라이터 정철이 바라보는 단어의 의미를 모아서 사전으로 만들어 냈고, 작가 정철이 바라보는 그 단어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본인의 직업인 카피라이터를 본인만의 시선으로 풀어놓았다. 굳이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을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놓는 것들이 재밌었다. 사전적 의미와 똑같지는 않지만, 사실 가만 읽어보면 또 틀린말은 하나도 없는 사전이다.

 

 

감기와 고독이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감기는 함께하는 가족이 곁에서 지켜준다면 고독과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랜시간 우리 모두를, 지구를 괴롭히는 코로나19는 고독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확진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가족, 주변사람들까지도 피해를 입은 것에 마음의 병까지 생겼다는 기사를 보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고독보다 더 한 놈이다. 감기도 고독도 시간이 가면 낫는다고 했는데, 코로나19도 얼른 잠잠해졌으면 좋겠다.

 

 

책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연결이 되는 단어들도 있다. 자모순으로 나열한 것인데, 어떻게 이런식의 배열이 되었나 싶기도 하면서 이런 일련의 것들에는 카피라이터가 괜히 카피라이터가 아니구나 싶은 것들도 많았다. 아래에 조금 더 소개해보겠다.

 

 

오랜만에 참 재밌는 에세이를 읽었다. 이 책은 언제든 시간날 때 조금씩 읽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어쩌면 SNS에서 소비될 법한 짧은 글의 느낌도 강하다. 그래도 이따금씩 사람냄새나는 글이 읽고 싶다면, 책상 한 켠에 국어사전과 함께 꽂아 두었다가 한 번씩 꺼내볼 수 있는 그런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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