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 좋은 관계를 만드는 비밀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무석 교수의 <친밀함>을 읽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렇게 읽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좋았고, 읽고 나서는 마음이 개운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인생을 고달파하고, 문제에 질질 끌리며 살아왔는데, 청량한 해방감을 감지한다.
 
먼저 책을 보며 내게 어떤 열등감이 있는지와 관계가 불편한 사람이 있는지를 묻게 됐다. 나는 깊은 열등감을 지녀 그 반대 보상심리로 아주 큰 성취를 바란다. 그리고 사람에게 정을 잘 못 느껴 관계에서 도망가기 바빴다.
 
책에는 사람들이 갈등하는 부분이 풀리면 인생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친밀해지면 일도 잘 되고, 인생의 짐도 수월해진다. 또한 친밀함이 좋아지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관계에서 먼저 ‘나’가 확실해야 ‘너’가 확실해지고, 그때부터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이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사람들의 주체성에 관한 인식은 대개 불투명한 편이다. 이걸 이렇게 보자.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사람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체성의 물음에 답할 수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사람이 3세 이전에 엄마와 어떤 관계를 맺었느냐에 따라, 성장해서 친밀함의 정도가 결정된다고 본다. 정신분석가 코헛은 ‘자존감 높은 부모가 자녀를 건강하게 키운다.’라고 말했다. 마음이 따뜻하고, 관계에서 잘 반응하는 사람이 그런 부모가 된다.
 
책에 재밌는 실험이 하나 나온다. 원숭이를 어릴 때 격리시켜 놓고, 그 후 이 원숭이들의 관계 패턴을 보았다. 격리 원숭이들의 우리에 정상 원숭이를 넣고 이를 지켜보았다. 정상 원숭이가 다가오자, 격리 원숭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고, 구석으로 피해 거기서 떨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도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관계에서 위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좋은 부모 밑에서 건강하게 성장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자유롭고 편해 한다. 그런데 그 반대의 부모에게서 자란 사람들은, 왠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답답해하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무석 교수는 원숭이 실험에서 다음 3가지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 자기가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여인은, 자기 자식도 보살펴 주지 못한다. 이는 자신과 아이에게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둘째,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고립 경험은 대인기피증을 일으키고, 이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셋째, 격리 원숭이들도 치료자 원숭이를 만나면 치료가 된다. 사람으로 치면,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그런 치료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위 3가지 사항은 내게 정확하게 오버랩 된다. 나의 어머니는 외할머니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친밀한 관계가 없고, 사람들을 불편해한다. 이는 내게 그대로 이어져 나도 친근한 관계형성 능력이 떨어지고, 사람들 속에서 겉돈다. 그리고 한 때 사회적 관계에서 단절되고, 고립된 시절이 있었다. 이는 자연히 나를 현실에서 멀어지고 만들었고, 방황하게 했다. 그래서 뭘 하든 불만족스럽고, 공허했다. 다음으로 장기간의 심리치료는 나를 치료해 주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통찰력 있는 상담가 선생님과의 오랜 관계는 나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만나게 해 주었다.
 
친밀함이 떨어지는 부모님 밑에서 성장한 점과 개인적인 이유로 사회와 떨어져 살아온 점, 이 두 가지는 나를 인생에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책에 헬렌 켈러를 훌륭하게 키워낸 앤 설리번의 이야기가 나온다. 앤은 한 때 관계가 단절된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며 살았다. 그녀에게 나이든 간호사가 치료가 아닌, 친근한 관계 맺기를 하나씩 해 나가자, 신기하게도 앤은 치료가 되었다. 앤은 이제 정상적인 대인관계가 가능해진 것이다.
 
관계 맺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행복해진다고 했다. 사회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우리가 관계만 정상적으로 잘 맺을 수 있어도 생의 많은 문제가 풀린다. 이 단순하며 기본적인 내용을 오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을 나에게 적용해 본 결과, 나의 마음은 가뿐해졌고, 기쁨이 샘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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